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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베수의ㆍ유족완장은 日잔재?
-서울시, 내년 1월20일까지 시청서 장례문화 전시

‘빼앗긴 길, 한국 상ㆍ장례 문화의 식민지성’ 전시장 그림. [제공=서울시]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삼베수의ㆍ유족 완장, 국화 영정 등 우리 장례문화에 서린 일제강점기 잔재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운영된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28일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중구 시청 1층 로비에서 ‘빼앗긴 길, 한국 상ㆍ장례 문화의 식민지성’ 전시회를 연다고 31일 밝혔다.

내년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 장례문화에 잔존하는 일제의 식민지성을 조명하는 행사다. 우리 장례문화를 말살하기 위한 조선총독부의 식민 정책을 살펴볼 수 있다.

시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이전 우리 조상들은 생전에 고인이 입던 가장 좋은 옷을 수의로 썼다. 삼베로 수의를 짠 후 고인에게 입히는 풍습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1934년 ‘의례준칙’을 통해 관혼상제 같은 우리 전통을 일본식으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삼베수의 뿐 아니라 유족이 쓰는 완장과 리본, 국화로 치장한 영정 등 보편화된 장례문화 상당수도 일제강점기 잔재다.

전시공간은 한 개의 터널구조물로 이뤄진다. ‘죽음이 가까우면 새는 노래가 구슬프고 사람은 말이 선하다’, ‘1912년, 한국의 죽음이 죽다’, ‘국적없는 죽음문화, 죽음은 죽음을 추억하지 않는다’ 등 주제로 구성된다. 한국 전통 장례용품인 만장(挽章)을 재구성해 길로 엮으면서 한국 상ㆍ장례문화가 100여년간 거쳐온 길을 담았다.

서해성 3ㆍ1운동 100주년 서울시 기념사업 총감독은 “광복 뒤 한국인은 식민화된 상ㆍ장례문화를 성찰해보지 않은 채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100년 전 그날 고종은 일제 주도의 ‘국장’으로 왜색화된 저승길을 떠났다”며 “3ㆍ1운동이 고종의 죽음과 장례를 매개로 진행된만큼 3ㆍ1운동 100주년인 올해를 ‘상ㆍ장례의 식민지성’ 성찰로 시작하고자 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장례문화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자리”라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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