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라크 방문 트럼프 “우리는 호구가 아니다”…‘세계의 경찰’ 중단 선언
트럼프 “미국이 싸우길 원한다면 화폐로 대가”
이라크 철군 계획엔 “NO”
한국 방위비에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

26일 이라크 내 알 아사드 공군기지를 깜짝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로이터연합뉴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교전 지역인 이라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거듭 강조하며 ‘세계의 경찰’ 역할 중단에 쐐기를 박았다.

26일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의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깜짝 방문했다. 2016년 1월 취임 이후 2년여만에 처음으로 교전 지역을 방문한 것이다.

지난 19일과 20일 이슬람국가(IS)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며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한지 일주일만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5000명을 철수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IS 격퇴 작전에서 이라크를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시리아 철군 발표 이후 프랑스 등 동맹국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조차 비판이 일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퇴하는 등 반발이 고조돼왔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 계획을 옹호하며 세계의 경찰 역할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더이상 호구(suckers)가 아니다”라며 “시리아에서 미군의 임무는 IS 퇴치이지 국가를 재건하는 것이 아니다, 시리아 재건 비용은 다른 부자 국가들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일 미국이 싸워주길 원한다면 그들은 대가를 치뤄야 한다”며 “때로는 그것이 화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CNN방송은 외국 분쟁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이 재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문제에 대해 발을 빼겠다는 공약을 지킬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진행 중인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등 한반도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의 경찰’은 제2차 대전때부터 본격화환 미국의 적극적 ‘개입주의 외교’를 상징하는 말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고립주의적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시리아 철군에 대한 후폭풍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더이상 중동의 경찰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지난 25일 해외파병 장병들과 가진 화상대화에서도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이라크 방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을 비롯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러시아 스캔들 등 미국 내 정치 혼란에서 잠시나마 시선을 외부로 돌리게 했다.

대통령 취임 후 한번도 교전 지역을 찾지 않았다는 비판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2001년 9ㆍ11테러 이후 군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대통령이 교전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전통으로 자리잡아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이라크를 4차례나 방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취임 후 4개월만에 이라크를 찾은데 이어 아프간에 4차례 들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낼 계획이었지만 셧다운으로 인해 워싱턴에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자정께 워싱턴을 출발해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 이라크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시간가량 머문 뒤 이라크를 떠났다. 이날 매티스 장관은 동행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군인들이 ‘USA’, ‘USA’를 외치는 등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선거 유세를 방불케 했다”며 “하지만 이같이 기분 좋은 분위기는 대통령과 국방장관 사이의 갈등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ss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