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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공서 대학생 알바 ‘하늘의 별따기’
서울시 겨울방학 알바 모집 결과
최종경쟁률 35.8대 1…역대 최고
청년 실업률 반비례 매년 상승세
감정노동 적고 임금 넉넉해 인기


서울 양천구에 사는 대학생 이모(23ㆍ여) 씨는 서울시가 방학마다 뽑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3번 연속 탈락했다. 이 씨와 함께 지원서를 쓴 친구는 5번을 내리 떨어졌고, 대학 선배 중 한 명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낙방이 많았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 씨는 “단순 추첨제에 근무 조건도 좋아 경쟁률이 높다”며 “최근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한 ‘갑질’ 사건이 많아 이번에는 꼭 관공서 일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신의 알바’라는 서울시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넉넉한 임금, 불필요한 감정노동 배제에 공무원도 체험할 수 있어 방학철만 되면 관심이 쏠린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겨울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 453명을 뽑기 위해 모집 공고를 내놓은 결과 1만6229명이 신청했다. 특히 신청자가 마지막 날 급격히 몰리면서 전산 처리에 며칠간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경쟁률은 35.8대 1다.

서울시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경쟁률은 지난해 겨울방학과 올해 여름방학 때 각각 16.2대 1, 14.3대 1로 집계됐다.

이번 경쟁률은 배 이상 높은 역대 최고치로, 청년 실업률과 반비례하며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뽑힌 453명은 내년 1월4일부터 2월1일까지 근무한다.

서울시 대학생 아르바이트는 무엇보다 근무조건이 좋다는 게 장점이다. 선발부터 외모, 성별 등 차별없이 추첨으로만 이뤄지며, 일을 할 때도 ‘진상 손님’을 마주하는 등 불필요한 감정노동이 적다. 서울시 본청과 소방재난본부, 사업소 등에서의 업무 보조가 주 업무로 공무원의 일과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지난 여름방학 때 한 사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 이모(22ㆍ여) 씨는 “주문이 늦었다고 아르바이트생에게 햄버거를 던지는 세상인데,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관공서는 천국일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행정용어를 익힐 수 있어 더욱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적지 않은 임금도 이점이다.

선발되면 시급 9350원이 적용된다. 올해 최저임금(7530원)보다 19.4%(1820원) 많다. 하루 5시간 근무로 4만6750원씩 받을 수 있다.

근무 환경, 임금 체계가 비슷한 서울 자치구 25곳이 뽑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대학생 1인가구 집결지로 불리는 관악구는 올 겨울방학 행정사무 보조를 할 대학생 아르바이트로 50명을 뽑는데 1022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20.4대 1이다. 동작구와 강북구의 대학생 아르바이트 경쟁률도 각각 13.4대 1, 12.5대 1을 기록하는 등 선정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공서 아르바이트의 근무 기간이 보통 1개월여로 짧은 점도 매력적”이라며 “본격적인 사회생활에 나서기 전 발판으로 삼는 대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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