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리스크’에 美증시도 ‘멘붕’…‘최악의 연말, 불안한 새해’
셧다운ㆍ매티스 조기경질ㆍ파월 해임설
이달에만 12%하락 美증시 1931년 이후 최악
내년 ‘곰시장’ 전망에 ‘워싱턴 혼란’까지 덮쳐 

[사진=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미국 주식시장이 ‘트럼프 리스크’ 속에 새해를 맞게 됐다. 연말에 집중된 워싱턴발(發) 정치적 혼란은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미 정치권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갈등으로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정국을 맞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임하거나 경질 대상에 거론된 인사들이 이어져 뒤숭숭한 상태다.

23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 중심가 월스트리트는 1931년 이후 최악의 연말을 보냈다.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달에만 12% 하락했다.

전 세계 시장도 출렁였다. 올 들어 전 세계 증시에서 약 7조달러(7896조원)가 증발했다. MSCI세계시장지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손실을 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투자자산의 93%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고 분석했다.

내년 전망도 불투명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증시가 ‘곰 시장’(약세장)에 들어섰으며 조정은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경제학자인 토르스텐 슬록은 내년 시장의 잠재적인 위협을 30가지로 봤는데, 그 중 하나로 지목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이미 현실화했다.

미 연방정부는 이날로 셧다운에 들어간 지 이틀째를 맞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장벽 비용 문제로 의회 예산안 처리가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낡은 스타일이지만 오직 장벽만이 효과가 있다”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정치적 대치 속에서 셧다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예산 지원 중단으로) 시장을 위축시키고 퇴직 계좌와 기금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AP연합뉴스]

도이체방크가 꼽은 잠재적 위협에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와 관련된 것도 3가지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기조에 반발해왔다.

미 행정부 고위인사들은 해임설을 부인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은 이날 ABC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 인식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연준 의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특이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전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법적으로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실제 연준 의장 해임이 추진된다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파괴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독립적인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신뢰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임 의사를 밝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예정보다 2개월 일찍 교체키로 하고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을 내년 1월1일자로 장관대행으로 지명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방침에 반발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동맹국에 대한 존중 없이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거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의 반대에도 시리아 내전에 개입 중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철군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비판 내용이 담긴 사임 서한과 이어진 부정적 보도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된 퇴임일인 내년 2월28일보다 두 달 앞서 조기에 매티스 장관을 물러나게 했다고 전했다.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