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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들의 향연’에 추억이 소복소복 쌓이는 ‘가평 별바라기 마을’
앞엔 운악산, 뒤론 명지산
왼편엔 연인산 ‘천혜의 경관’

여름철 개울서 다슬기 잡고
밤엔 반딧불이 벗삼아 산책
잣두부·잣경단등 먹거리 푸짐
명지산엔 코스모피아 천문대
별은 내가 되고, 나는 별이 된다


별바라기마을의 밤 하늘은 말 그대로‘ 별천지’다. 궂은 날만 아니라면 쏟아질 듯 펼쳐진 별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체험객들이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체험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제공=별바라기마을]

눈이 내리고 개울이 얼어붙는 계절, 농촌마을은 늘 그랬듯이 봄을 기다리며 ‘겨울나기’에 한창이다. 겨울맛이 제대로 나는 요즘 농촌마을 이색체험은 색다른 풍미를 안긴다. 모닥불을 지펴 고구마를 구워먹고, 군불로 데워진 사랑방 아랫목에 모여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 꽃을 피우며 사람사는 맛을 느끼기엔 한겨울이 제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나들이를 하기에 제격인 올해의 ‘으뜸촌’으로 경기 가평 별바라기마을을 포함해 46곳을 선정, 발표했다. 으뜸촌은 경관·서비스, 체험, 음식, 숙박 등 네 개 부문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마을이나 농원을 말한다. 이에 본지는 올해 으뜸촌으로 선정된 경기 가평 별바라기마을, 강원 평창 정강원 관광농원, 대전 무수천하마을, 충남 청양 알프스마을을 현장 취재를 통해 자세히 소개한다.

‘추억이란/잊어버리려 해도/잊을 수 없어/평생토록 꺼내보고 꺼내보는/마음 속의 일기장이다’(용혜원의 시 ‘추억이란’중에서)

많은 이들에게 가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를 묻는다면 ‘추억’ 아니면 ‘낭만’일 것이다.

대학시절 경춘선을 따라 MT명소가 이어지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들렀거나 스쳐지나 가본 적 있을게다. 아니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연인의 손을 잡고 남이섬의 메타 세콰이어 숲과 노랗고 붉은 낙엽길을 걸어본 추억 한 조각 없으랴.

가평역과 버스터미널이 있는 시내에서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별바라기 마을’은 이런 추억과 낭만, 그리고 시골마을의 푸근함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명품 농촌체험마을로 손색없다.

으뜸촌 인증패

올해 ‘으뜸촌’으로 선정된 46곳 중 하나가 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15년 첫 심사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시고 3년간 절치부심 끝에 올해 결국 종합 1등급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취재 차 별바라기 마을을 방문한 당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에서 인증한 ‘으뜸촌’ 인증패가 때마침 도착해 자랑거리가 푸짐해졌다며 마을 안내자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별바라기 마을이 위치한 조종면 상판리(上板里)는 넓은 들판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앞으로는 경기도의 5대 악산의 하나이자 가평 제 6경으로 꼽히는 운악산, 뒤로는 군립공원 명지산, 왼편에는 사랑이 이뤄진다는 연인산, 오른쪽은 귀목봉과 명지산으로 둘러쌓여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또 청정자연과 함께 맑은 공기를 만찍할 수 있는 부락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처음 별바라기 마을을 방문한다면 기대보다 협소한 숙박과 체험시설에 으뜸촌으로 선정된 이유를 의심할 수도 있다. 시설을 둘러보는 내내 관계자는 “자랑할 만한 시설이 아니다”며 솔직함을 보였다.

체험객들이 포도고추장 만들기를 체험하는 모습. 재료로 쓰이는 고춧가루와 포도는 인근 농가에서 구입한 것으로 마을 수입에도 일조하고 있다. [제공=별바라기마을]

하지만 별바라기 마을은 이같은 시설의 부족함을 주변 자연환경을 100% 활용한 프로그램과 정성이 담긴 서비스로 가득 채웠다.

4개실로 꾸며진 숙박시설은 4~5인 가족이 묵으면 딱 적당한 규모다. 마을 회관으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숙박ㆍ체험시설은 옥탑방의 로망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아담하게 꾸몄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도색하고 꽃무늬로 물들인 가구와 커튼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성수기에도 1박에 5~7만원 가량인 숙박비도 부담을 덜어준다.

별바라기 마을은 주변 자연을 활용해 4계절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체험프로그램은 주변 포도ㆍ고구마 농가 등 10곳과 함께 운영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은 농가소득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생태 및 숲 체험과 전문해설사를 동반한 천체관측 체험은 연중 언제든 즐길 수 있다. 여름철에는 마을을 끼고 흐르는 개울에서 메기, 다슬기 잡기 등 수서생물 체험과 물놀이로 더위를 날리고, 한 여름밤 별빛 아래서 책에서나 볼 수 있는 파파리 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밤하늘을 휘젓는 장관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마을 인근 농가에서 재배하는 감자ㆍ고구마ㆍ포도ㆍ옥수수따기 등은 수확의 재미와 함께 유기농 농산물을 맛볼 수 있다.

겨울철에는 마을 인근 가평 사계절 썰매장에서 햐안 눈을 가르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추억쌓기에도 제격이다. 썰매장은 겨울 뿐 아니라 여름에도 시원한 물줄기 속에 잔디 썰매를 즐길 수 있는 이색체험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천연염색, 우드버닝, 석고향 만들기 등 공예체험과 가평의 특산물인 잣을 활용한 미니 잣 두부, 잣 수제 소시지, 잣 롤인절미, 잣 경단 만들기 등 직접 만든 먹거리를 맛볼 수도 있다.

이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난 한 해 5500명의 방문객이 별바라기 마을을 다녀갔다. 주변에 잘 꾸려진 유명 리조트ㆍ펜션 등 숙박시설이나, 유명한 연계 관광지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가족 단위 방문객보다 각종 시설의 단체 체험객들이 많았는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어 한번 다녀간 체험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방문하는 케이스가 많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별바라기 마을이 위치한 조종면 상판리에는 국내 사립 1호 천문대인 코스모피아 천문대가 있을 정도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만끽할 수 있기도 하다. 별바라기 마을에서 약 3㎞, 차로 5분 거리의 명지산 자락에 자리한 코스모피아 천문대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거대한 돔 지붕이 있는 현대식 건물의 아닌 통나무집처럼 정감있는 건물로 더 특색있다.

마을 주변 명산들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코스의 등산로 및 산책로에선 도심에서 찌든 심신을 달래는 힐링의 기회를 제공한다. 인근 축령산 자락의 ’잣향기 푸른숲’에선 빽빽하게 우거진 잣나무숲 트래킹과 함께 국내 최초의 잣 특성화전시관인 축령백림관이 있다. 전시관에선 잣나무의 생태특성과 함께 잣의 생산과정, 잣을 재료로 한 음식 등을 만나볼 수 있고, 목공방에선 목재를 이용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경기(가평)=유재훈 기자/igiz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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