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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익률 악화에 10개월째 방치…흉물된 지하철 폰충전 서비스
교통公·민간업체 수개월째 소송중
150여대 운영중단…시민들 불편만


지하철 5~8호선에 도입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무상대여 기기 ‘해피스팟’ 설명도.

“고객센터 전화도 안 받고…고치기를 기다렸는데 서비스가 중단된다구요?”

지난 2016년12월 지하철 5~8호선에 도입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무상대여 기기 ‘해피스팟’ 150여대가 운영이 중단된 채로 방치돼 있다. 10개월 째 운영되지 않은 해피스팟 기기에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

해피스팟은 지하철역에 설치된 무인 대여기를 이용해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사용 후엔 원하는 역에 반납하면 되고, 3시간까지 사용료를 받지 않았다.

지난 4일 광화문 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해피스팟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기계에 붙어 있는 ‘서비스 중지’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안내문에는 ‘스마트폰 충전기 대여 서비스가 2월 23일부터 종료되었습니다. 이 시설물은 곧 철거될 예정입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이날 해피스팟 서비스를 사용하려던 시민 조모(43) 씨는 “전에 몇 번 사용해보고 편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새 중단됐냐”며 아쉬워했다. 조 씨는 특히 지난 2월 이후 10개월 간 서비스가 되지 않았음에도 철거도 하지 않은 데 황담함을 표했다. 그는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길래 계속해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남은 절차는 철거 뿐인 상황이지만, 몇몇 시민들은 아직도 기기 ‘수리 중’인 상황으로 오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교통공사가 1월 16일 한동안 중단됐던 ‘해피스팟’의 재개시를 알리는 공문을 올렸다가 같은 달 27일 서비스 개시시기를 연기한다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쓸만 했던 무상 대여 서비스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한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해피스팟 서비스는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해피스팟 서비스를 사용해봤다는 직장인 조모(31) 씨는 “지하철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휴대폰이 꺼지면 답답했다”며 “급할 때 배터리를 빌려 잘 썼는데 모르는 새 중단돼 아쉽다”고 말했다. “다시 서비스 할 일은 없느냐”고도 되물었다.

시민 반응이 좋았던 해피스팟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것은 민간업체의 재정난 악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와 민간업체는 보조배터리 기기에 동영상 광고를 게재하는 광고수익을 기대했지만 기대보다 수익률이 낮아 재정난을 겪었다. 결국 사업은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중단됐다.

한편 서울교통공사와 민간업체는 해피스팟을 둘러싸고 수개월째 법률 소송을 벌이고 있다. 기기 소유권이 민간업체에 있어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다는 것이 서울교통공사의 입장이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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