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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방위비분담 실무협상 역부족?…‘급’ 올려야 풀릴까
트럼프 “2배”·美국방부 “1.5배”
실무진, 인상협의 진전 힘들어
10차 SMA 회의 ‘빈손’ 가능성
정책결정자 차원 협의 필요성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간 올 마지막 협상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정에 마침표를 찍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 인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다 높은 급에서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11~13일 우리측 수석대표인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외교부, 국방부 관계관 등은 미측 수석대표인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국무부, 국방부 관계관 등과 제10차 SMA 체결을 휘한 회의를 개최한다.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은 10일 서울에서 개최될 SMA 협상과 관련해 한국의 방위비 인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해 타결이 어렵다고 관측했다.

한 미국 소재 안보 싱크탱크 관계자는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한국 정부의 기여를 미 국방부는 이해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완고해 이견조율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워싱턴 소식통은 “현 상황에서 한미 실무진 사이에서 협의가 더 진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정책결정자 간 협의가 이뤄져도 이견을 좁히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정부가 소폭 인상을 고집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성공시키려면 미국과의 원활한 공조가 필수적이다. 북미 관계개선 뿐만 아니라 남북 경제협력 및 인도적 지원사업을 추진하려면 미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검토 중인 자동차 관세에 대한 면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케이비(KB)증권이 지난 7일 낸 리서치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차 등 수입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물리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43억 8000만 달러(약 4조 9213억 원ㆍ2017년 기준)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0.11~0.5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 아르헨티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진행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자동차 관세 등 통상분야에 대한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과거 협정을 통해 합의한 수준을 넘어 분담금을 증액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2배 증액을 원하고 있는 한편, 미 국방부는 협상에서 50%(1.5배) 인상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간 8억 3000만 달러에서 연간 12억 달러로, 한화로 약 1조 3500만 원에 달한다.

한미 정책결정자 차원에서의 협의 필요성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만남을 계기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강 장관은 6일 워싱턴 DC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원활한 SMA 협상을 위한 양국간 공조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주재하고 SMA 협상과 관련한 현황점검에 나섰다. 한미 협상대표단 차원에서의 협상만으로 타결이 이뤄질 수 있다면 이처럼 양국 정상과 외교장관이 연이어 회동하고 NSC 상임위 현안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 문제 하나를 가지고 한미 정상이 담판을 벌이면 외교적으로 무게감이 실리기 때문에 적절하지는 않아보인다”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때와 유사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체면치레하는 모양새로 판이 짤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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