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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뼘’ 행정, 시민사회 온기 불어넣다
서울 광진구 ‘찬바람막이 한파 쉼터’. [제공=광진구]

서울시 ‘깨알’아이디어로 겨울나기
인력시장 인근 일자리 쉼터 운영
커피·율무차 등 온음료 서비스
버스정류장 곳곳 바람가림막 설치
버스 의자에 온돌 장치도 눈길


“한 뼘의 감동이죠.”

지난 5일 오전 5시 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일용직 노동자 김인철(49) 씨는 이맘때면 자양동 인력시장 안에 들어서는 텐트를 감동 행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평소 오전 5시면 텐트에 도착한다. 현장이동차량을 기다리며 온 몸을 녹이는 시간이다. 김 씨는 “텐트에서 친구들과 차를 마시며 근황도 묻는다”며 “일용직 노동자면 누구나 반길 사업”이라고 했다.

서울 길목 곳곳에 살얼음이 생겨나고 있다. 칼바람에 맞서 완전무장한 시민도 느는 때다. 현실이 된 맹추위를 서울시와 자치구가 ‘깨알’ 아이디어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부터 자치구 6개 인력시장 8곳 인근에서 일용직 노동자가 몸을 녹일 ‘새벽 일자리 쉼터’를 운영한다.

양천구와 동작구, 중랑구 등에선 내년 2~3월까지 문을 연다. 올해부터 구로구와 금천구, 광진구 등에선 연중 운영이 이뤄진다. 이용 시간은 오전 3시부터 8시30분까지며 수용 인원은 15명 안팎이다. 쉼터에는 무료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기, 소화기 등 편의ㆍ안전시설이 있다. 커피, 율무차, 한방차 등 음료도 제공된다. 한 곳당 설치비는 100만~300만원이다.

시는 지난 2016년부터 겨울마다 이 사업을 추진했다. 처음 시작한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4개월간 이용자 수만 12만8100명을 넘겼다. 만족도도 87.0%에 이르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시 관계자는 “방풍 효과와 다양한 음료 제공으로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많은 이가 지속 운영을 희망해 사업기간도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도 ‘한 뼘’ 정책에 팔을 걷었다. 성동구와 광진구는 겨울철을 맞아 주요 버스정류장에 바람 가림막을 설치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찬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성동구는 올 겨울 버스정류장 78곳에 ‘온기누리소’를 설치ㆍ운영한다. 문틈 사이 들어오는 바람을 막는 미닫이 문 구조다. 안에는 휴식 의자도 2개씩 배치했다. 크리스마스 철이 되면 전구 장식으로 분위기를 더할 계획이다.

광진구는 여름철에 쓴 폭염 그늘막을 ‘찬바람막이 한파 쉼터’로 새단장했다. 버스정류장 22곳에 있는 이 시설은 외피가 두꺼운 타폴린(타르를 칠한 방수천) 소재로 방한 효과가 뛰어나다. 칼바람도 견디도록 금속 틀을 보도 밑 주춧돌로 고정했다. 내부에는 구 소식지와 재난 대응 요령 홍보물 등도 비치중이다.

중구도 지난달 26일부터 버스정류장 19곳, 마을마당 1곳 등에 ‘온기텐트’를 설치했다. 강서구, 성북구, 영등포구 등도 각자 이름의 바람 가림막을 두고 있다.

서초구는 버스정류장에서 한파를 막아주는 서리풀이글루에 더해 이달부터 관내 버스정류장 15곳에 평균 40도의 따뜻한 ‘서리풀 온돌의자’를 설치ㆍ운영한다. 가로 203㎝, 세로 33㎝에 나노소재 이중강화 유리소재로 만든 시설이다. 자동 점멸기능과 외부온도센서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생활에 직결되는 정책 수요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며 “시설에 대한 화재나 안전사고 예방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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