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에서 바라본 노을. |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 2018년도 한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지난 11개월을 돌아보면 늘 그랬듯 아쉬움이 크다. 1년 내내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았으련만,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다. 그동안 바삐 사느라 스스로를 다독일 시간이 없었다면, 연말의 하루쯤은 해넘이를 감상하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굳이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에서도 근사한 낙조를 즐길 수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차갑게 얼어붙은 하늘을 따스한 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을 감상하며 나의 하루를, 나의 한 달을, 나의 한 해를 위로할 수 있는, 가까워서 더욱 좋은 서울의 낙조 명소 4곳을 소개했다.
▶봉산 해맞이 공원=봉산은 조선 시대에 불이나 연기를 피워 도성에 소식을 알리는 봉수대가 있던 산이다. 한양 서쪽 능선의 무악 봉수(현재의 안산)로 연결되던 옛 봉수대는 사라졌고, 정상에 새로 복원된 2개의 봉수가 과거를 잇고 있다. 봉산은 좌우로 뻗은 산줄기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 형상이라 하여 봉령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봉산의 높이는 207m로 작은 동산이라 여길 수 있지만, 막상 걸으면 경사진 오르막길이 많아 산은 산이구나 느끼게 된다. 산 정상에는 봉수대와 봉수정이라 이름 붙은 정자가 마주 보고 있다. 봉수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북한산의 능선이 장쾌하게 늘어섰고, 그 아래 포근하게 들어앉은 서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봉수정에서는 한강 방향으로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봉수정에 걸터앉아 은은하게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하기 좋다.
▷봉산 난이도별 트레킹 코스 추천
1. 난이도 하-가벼운 산책 후 해넘이 수국사~봉산
(총 길이 약 700m, 약 30분 소요)
2. 난이도 중-은평둘레길 1코스 봉산 해맞이길
(증산역~봉산~서오릉 고개, 총 길이 5.5km, 약 2시간 30분 소요)
3. 난이도 상-서울둘레길 7코스 봉산~앵봉산
(가양역~증산체육공원~봉산~앵봉산, 총 길이 16.6km, 약 6시간 30분 소요)
아차산에서 바라본 낙조. |
▷용마산 함께 둘러보기
아차산과 용마산은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차산 정상길을 따라 용마산으로 가보는 것도 좋다. 용마산 정상을 지나 내려오는 길에 설치된 전망 데크에서 탁 트인 서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 노을과 야경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아차산~용마산 총 길이 약 5km, 약 3시간 40분 소요)
하늘공원 억새사이로 비친 노을. |
▷문화비축기지 함께 둘러보기
상암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있는 문화비축기지에 들러볼 만하다. 석유를 비축하던 저장 탱크가 있던 산업시설을 활용하여 시민들을 위한 공연장과 전시장이 들어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공간 자체만으로도 이색적인 문화비축기지에서 전시를 감상한 후 하늘공원이나 노을공원에서 노을까지 감상한다면 근사한 반나절 서울 여행이 될 것이다.
한강 반보지구 세빛섬에 드리운 낙조. |
▷동작대교 한강카페
동작대교의 노을카페와 구름카페를 최근 모 편의점 브랜드가 임차하면서 바리스타가 있는 편의점 카페, 출판사와 연계한 책이 있는 전망 카페로 탈바꿈하였다. 칼바람이 부는 겨울날이라면 동작대교의 한강 카페에 앉아 아늑하게 커피를 마시며 고운 빛깔의 노을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