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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탁과 영입, 성과주의…LG ‘구광모 號’ 첫 인사 키워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 신규임원 134명 계열분리 이후 사상 최대 승진
- 자동차 등 외부 전문가 대거 영입
- 핵심 계열사 CEO 대부분 유임…‘쇄신과 안정’ 사이 최적의 절충점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순혈’보다 ‘수혈’을 택한 구광모 LG 회장의 첫 그룹 임원인사는 ‘안정 속 혁신’으로 요약된다.

LG화학을 제외한 핵심 계열사 5곳의 CEO는 모두 유임시켰지만 오히려 쇄신에 방점이 찍힌다.

구 회장이 직접 지휘하는 그룹 지주사 ㈜LG에 대해선 외부 인사 수혈과 함께 대대적인 인사교체를 통해 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게 했다.

계열사 책임경영으로 현 사업의 안정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지주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LG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은 계열사별로 2019년 임원 인사를 단행,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 하에 모두 134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는 GS 등과의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LG그룹은 최대 규모의 신규 임원 승진에 대해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R&D 및 엔지니어 등 기술인력도 대거 중용했다. 이번 인사에 포함된 전체 승진자 중 60%가 이공계다.

그룹과 계열사 차원의 사업 경쟁력 및 신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춘 외부 전문가도 대거 수혈했다. LG 내부 인사를 발탁하는 ‘순혈주의’를 고집하기 보다 전문성있는 인사라면 적재적소에 적극 영입하고자하는 구 회장의 인사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왼쪽부터) 홍범식 ㈜LG 경영전략팀 사장,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김형남 ㈜LG 자동차부품 팀장

앞서 LG화학은 이달 초 신학철 3M 수석 부회장을 CEO로 깜짝 선임했다. 회사 이래 첫 외부 CEO이자 그룹 차원으로는 역대 세 번째 외부 영입 CEO다.

지주회사인 ㈜LG에는 ‘전략통’으로 꼽히는 홍범식 베인&컴퍼니 대표가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됐다.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은 그룹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자동차 전장부문을 책임질 자동차 부품팀장으로 영입됐다.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은 ㈜LG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를 맡았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역시 미래 사업으로 육성 중인 자동차부품 사업을 함께 이끌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사업본부 전무에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를 영입했다.

LG전자는 임원 인사 발표와 함께 CEO 직속으로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Task’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분산돼 있던 로봇 관련 조직과 인력을 하나의 센터로 통합하고, 자율주행에 대한 중장기적 투자와 역량 개발에 집중할 조직을 신설했다. CEO 산하에 있던 생산과 구매 조직을 각 사업본부 산하로 이관하는 등 사업단위의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CEO가 미래사업 구상과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했다.

LG화학을 제외한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5명의 대표이사 CEO는 모두 유임됐다. CEO 교체는 중장기적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철동 LG이노텍 신임 대표이사 사장(왼쪽), 윤춘성 LG상사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

LG이노텍은 정철동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사장)이, LG상사는 윤춘성 부사장이 대표이사 CEO로 선임됐다. 지투알 대표이사는 정성수 HS애드 부사장, LG경제연구원장은 김영민 부원장으로 교체됐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히 계열사 수장을 바꾸는 것보다 우선은 사업을 안정적으로 전개해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면서 “연륜과 전문성을 갖춘 CEO들이 책임경영으로 계열사를 책임지고 구광모 회장이 그룹 전체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역할 분담이 더욱 확실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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