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웅열 코오롱 회장 퇴진…‘소유와 경영 분리’ 초유의 결단
(왼쪽부터)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COO 전무,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제공=코오롱그룹]

- 전문경영인에게 그룹 맡기고 ‘강력한 변화’ 주문
- 23년간 그룹 사업 고도화…제약 등 신사업 투자 결실
- 이 회장 “창업 등 새로운 도전 할 것” 시사
- 코오롱그룹 연말 승진 인사도 함께 단행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28일 전격 퇴임을 발표하면서 그룹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지난 23년간 코오롱을 이끌어 온 이 회장은 그룹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하며, 자신은 그룹 밖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회장의 파격적인 결단을 계기로 코오롱그룹은 컨트롤타워인 지주사 역할을 제고하고 계열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의 퇴임은 이날 오전 전격적으로 발표됐다. 이 회장은 임직원에게 생중계된 사내 행사 말미에 연단에 올라 “내년부터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장은 평소 기존 그룹의 관성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그룹 회장 퇴임과 동시에 지주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 직책에서 모두 물러난다.

이 회장의 결심은 창립이래 이어져 온 오너경영을 매듭짓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초유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선대 회장인 고(故) 이동찬 회장도 ‘새로운 시대 사업은 새로운 세대가 맡아야 한다’며 깜짝 퇴임을 발표하며 아들인 이웅열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이 회장은 20여년간 그룹을 이끌며 화학ㆍ건설ㆍ패션 등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고 제약ㆍ바이오 분야 집중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이 회장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추진해 온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성과가 가시화되며 성장성을 한층 높였다는 그룹 안팎의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이 회장 퇴임으로 향후 코오롱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하는 각 계열사의 책임 경영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지주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조하고 각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등 회장이 주문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의 ‘원앤온리(One & Only) 위원회’를 시설하고 그룹의 정체성과 장기 경영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간 협력 및 이해 충돌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퇴임 발표 직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서신에서 강력한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그동안 코오롱호의 운전대를 잡고 앞장서 달려왔지만 이제 한계를 느낀다. 내가 스스로 비켜야 진정으로 변화가 일어나겠구나 생각했다”며 “(회장직을) 떠남으로써 변화와 혁신의 빅뱅이 시작된다면 임무를 완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회장은 그룹 밖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밖에서 펼쳐보려고 한다”며 새로운 도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의 퇴임과 함께 코오롱그룹은 2019년도 그룹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코오롱의 유석진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켜 지주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유 사장은 신설되는 ‘원앤온리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임한다.

이 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으며, 그룹의 패션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게 된다.

jin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