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며 중국을 거듭 압박했다. 중국에서 조립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애플의 아이폰 등에도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26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나흘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 10%에서 25%로 올리겠다는 방침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만일 중국과의 협상이 잘 안되면 나머지 267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10% 또는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계획이다. 미국 통상전문지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는 미중 정상회담이 오는 1일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미국이 내년 1월 시작될 관세율 인상을 보류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양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거래는 중국이 시장을 개방해 미국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7~8월 중국산 수입품 500억달러 규모에 관세 25%를 부과했다. 이어 9월에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 규모에 관세 10%를 적용했고, 내년 1월부터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267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까지 부과하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매기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조립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애플의 아이폰, 노트북 등에도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이 얼마냐가 문제인데 10% 부과 정도면 사람들이 매우 쉽게 견딜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보도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 주식은 1.6% 하락했다. 이날 애플 주식은 장중 한때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이는 8년만에 처음이다. 아이폰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최근 애플 주식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WSJ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거듭 위협했다며 이는 유럽, 일본, 한국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G20 정상회의가 끝나도 미중 무역 갈등은 여전히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앵도수에즈은행의 라미 오엔 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통령이 의회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이상 무역 전쟁은 계속 될 것”이라며 “증시와 글로벌 경제에 미중 무역 협상은 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앞두고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 중앙정치국을 소집해 당의 노선을 따를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