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크림반도 이어 아조프해 놓고 러-우크라 충돌…美 “러시아 제재 유지할 것”
26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참석한 니키 헤일리 UN주재 미국 대사.[AP연합뉴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 둘러싼 갈등 심화
- 우크라이나, 계엄령 선포하며 아조프해 주위 방공망 가동
- 헤일리 美 대사,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하는 충격적인 일”
- 러시아, 선거 앞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의도된 긴장 조성 주장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크림반도 인근 케르치해협에서 발생한 러시아 해군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감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도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의 ‘강도질’이라고 주장하며 맞받아쳤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오는 28일부터 30일간 지속되는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는 지난 25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사이에 놓인 케르치해협에서 흑해에서 아조프해로 향하던 우크라이나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나포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에 따른 조치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면서 촉발됐으며,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지속되고 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계엄령 시행을 위한 총참모부 군대 동원령 발령을 지시하면서 예비군 병력 동원 훈련과 함께 방공망을 가동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계엄령은 러시아와의 접경 지역과 흑해 및 아조프해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적용되며,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인 마리우폴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자유로운 이동을 방해한 러시아의 공격행위라고 강력 비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예르첸코 유엔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26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는)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니키 헤일리 UN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의 ‘불법 행위’를 비판하면서 “미국은 크림반도와 관련한 러시아 제재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러시아와의 일상적 관계 유지를 원한다면서도 케르치해협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주권을 침해하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조나단 앨런 UN주재 영국 차석대사도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합병한 크림반도에 대한 점유를 강화하려고 한다는 설명과 함께 “우리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포로셴코 대통령과 통화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역시 “아조프해에서 러시아가 무력을 사용한 것을 비난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영토와 주권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시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이번 사건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우크라이나 함정 승조원들을 신문한 결과를 발표하며 “나포된 함정에 타고 있던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 소속 요원 2명이 도발을 지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의 계획된 도발이며, 포르센코 대통령이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을 연기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러시아와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드미트리 폴린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도 “우크라니아 극단주의자들이 케르치해협에 놓인 러시아 다리를 폭파하려는 위협을 막기 위한 러시아의 정지 요청을 우크라이나 함정이 듣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을 러시아 자주권을 침범한 ‘강도질’이라고 명명했다.

pdj2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