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군, 대대급 또는 그 이하 단위 한미훈련은 한반도에서
-“한미훈련, 평화유지에 도움…진정한 억지력”
-태평양공군사령관 “文정부 요청에 따라 전략폭격기 훈련 전격 중단”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은 북한 비핵화 협상을 위해 유예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한반도에서의 상위급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한국군을 초청하는 식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문재인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반도 상공에서 B계열 전략폭격기(B2ㆍB-1BㆍB-52) 비행을 전격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브라운 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취임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9월 미 상원 청문회 당시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준비태세에 약간의 저하를 야기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한 미 육군의 상쇄방안으로 이같이 말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최근 하와이,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 워싱턴주, 심지어 알래스카에서도(한반도에서의) 몇 가지 상황을 놓고 훈련을 했으며, 여기에 한국군도 초청했다”며 “남한에서 훈련하는 것만큼 좋진 않으나, 훈련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더 낫다는 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대대급이나 그 이하 단위의 훈련을 한반도에서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작은 단위에서의 훈련은 상당히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지난 몇 년에 걸친 북한과 관련한 여러 가지 어려움(challenges)으로 한미 동맹이 더 굳건해졌다면서 ”30년 넘게 한국과 함께 일을 하면서 한미 동맹이 이토록 대단히 견고한(rock solid)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미연합훈련 중단조치에 대해 “분명 영향은 있다”며 “군사훈련은 매우 중요하고, 이것이 잘 이뤄지면 평화유지에도 도움이 되고, 진정한 억지력으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나오는 데에 한미 군사훈련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그들은 (한미간) 긴밀한 관계를 보고 ‘우리가 분명 패할 텐데 왜 이들과 싸우려고 할까’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평양공군 사령관인 찰스 브라운은 같은날 미 국방부 청사 기자들에게 “한반도 상공에서 (전략폭격기) 비행을 중단하겠다”며 “이번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를 다루기 위한 외교적 공간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등 한미 연합훈련의 유예가 한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연합훈련의 규모를 재조정하는 식으로 수위가 조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스 브라운 사령관은 전폭기가 한반도를 비행하지 않더라도 전체 운항 횟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 및 유예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렸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핵 및 재래식 무기개발을 촉발시킨 요인 중 하나”라며 “한반도 평화기조를 고착화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한 반면, 한 외교전안보 문가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및 재래식 무기 파괴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는데 한미 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강력한 국방으로 북한을 비핵화로 견인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정세분석가는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훈련축소는 우리의 협상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미측이 협상과정에서 전략자산의 한반도 재배치가 필요하게 될 경우를 상정해 한국에 비용부담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과의 SMA협상 과정에서 ‘작전지원’ 항목을 신설해 한반도에 전개해 온 전략자산 투입의 비용을 분담하자고 요구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회계연도에 국방예산을 늘렸으나 지난달 각 분야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