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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유가의 공포!…정유ㆍ화학주 어닝쇼크 우려감 확산

-국제유가 거듭 하락…정유ㆍ조선주 같이 하락세
-내년 증시, IT업황 둔화보다 국제유가 주목해야
-정유, 조선주 등 경기민감주 어닝쇼크 가능성↑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공급과잉 우려로 급락을 거듭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정유주와 조선주들의 주가가 연일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증권업계는 내년 상반기에도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증시에 반영된 미ㆍ중 무역분쟁이나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 등 ‘드러난 악재’보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내년 실적 부진을 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75달러를 상회하며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한 WTI 가격은 이달 23일 50.22달러까지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를 원하지 않는다며 대 이란 제재 속도를 늦추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추가 제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아래로 향했다.


코스피 시장의 정유주도 국제유가와 행보를 같이 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유 대장주 S-Oil 주가는 지난 달 이후 23%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도 같은 기간 8.4% 하락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도 지난 21일부터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는 등 국제유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저유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유가 반등 가능성도 낮다고 말한다.

전유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금리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저유가를 외치고 있어서 유가 상승여력은 기존 전망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정유와 화학을 비롯해 소재, 산업재 업종으로선 내년 수익성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실제로 교보증권에 따르면 저유가 위험이 확산된 지난 2012~2015년 정유, 화학, 중공업, 건설업종 등이 어닝 쇼크를 경험했다. 경기침체와 내년 국내 기업들의 실적감소 우려로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국제유가 하락은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부분 미ㆍ중 무역분쟁과 IT 업황 악화, 중국경제 경착륙 등을 이유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 감소를 예상하지만 국제유가 동향 역시 중요하다”며 “한국의 산업구조는 수출과 제조업 기반이기 때문에 글로벌 소비 및 투자활동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와 상관성이 크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 업종인 반도체 산업을 두고 정점을 찍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된 상황이지만 김 센터장은 이미 증시에 반영된 이슈인 만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실적 향방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내년 상장사 실적이 어닝 쇼크를 겪는다면 그 진앙지는 IT보다 경기민감산업일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국제유가 동향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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