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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간 이익 절반을 내놓으라니”…카드사들 울상
장경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카드 지부장(가운데)이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 회의장에 진입을 시도, 국회 관계자에게 저지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드 수수료율 인하 후폭풍

전가맹점 93%가 1%대 수수료
예상넘은 인하폭·범위에 허탈
긴급회의 소집 비상경영체제

“연간 이익의 절반을 내놓으라니....순익 반토막 나게 생겼다”

전 가맹점의 93%를 우대가맹점으로 분류, 1%대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한다는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에 카드사들은 ‘멘붕’ 사태다. 지난 23일 최고경영자(CEO)들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간담회 이후 카드사들은 잇따라 긴급회의를 갖고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국내 8개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재산정 때문에 그동안 내년도 경영계획조차 짜지 못하고 있었다.

업계는 우대수수료 적용 구간이 현행 연매출 5억원에서 연매출 7억원까지로 높아질 것을 전망했다. 그러나 당국은 연매출 30억원까지를 우대가맹점으로 분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송에서 ‘대박집’이라며 소개되는 곳들도 월매출이 6000만원 상당, 기껏해야 연매출 7억원 수준인데 우대가맹점 기준을 30억원까지로 잡았다”며 당황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당국 추산에 따르면 일반음식점들이 보게 될 수수료 경감 효과만 연간 1640억원이다. 편의점은 연간 약 456억원, 슈퍼마켓 등 소상공인들은 391억원 상당의 수수료 경감을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업모델이 다소 다른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지난 해 카드수수료 수익(연결기준)은 연간 13조원 수준이다. 수수료 비용은 10조원 가량으로 약 3조원의 수수료 순수익이 발생한다.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이번까지 수 차례의 조정을 통해 약 1조4000억원의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결국 13조원 이던 매출이 12조원 안팎으로 줄면서 수수료 순수익이 급감할 수 밖에 없다. 순수익은 판매관리비 등 각종 비용으로 쓰인다. 그만큼 이익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여신금융협회가 추산하는 올해 카드사들의 연간 순이익은 1조65000억원 상당이다. 결국 내달 확정될 카드사 비상경영의 골자는 ‘비용절감’이다.

카드사들이 대체 먹거리를 위해 궁여지책으로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 겸영업무 등을 건의했지만 이마저도 당국은 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향후 논의하겠다는 데에 그쳤다. 카드사의 비용절감을 위한 제도 개선안이라는 것도 ▷원하는 고객에게만 영수증 제공 ▷가맹점 계약 갱신시 중복 서면 통보 지양 ▷카드사의 문자메시지 안내 알림톡으로 전환 등이다. 기껏해야 문서화에 들어가는 비용과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매우 지엽적인 대안이다.

국내 8개 카드사들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4년 2조1770억원까지 갔지만 2016년 1조8108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1조3019억원까지 감소했다. 카드사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 IFRS 기준 지난해 순이익은 2조2158억원이지만, 여전업 감독규정상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IFRS 보다 강화되면서 순익폭이 크게 줄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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