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관 30년을 맞은 학고재갤러리는 서울 청담동에 분관인 ‘학고재 청담’을 23일 열었다.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선 유명한 블루칩 작가들을 주로 소개할 예정이다. 개막전인 영국작가 ‘피오나 래’의 개인전 전경. [제공=학고재갤러리] |
아트페어·연합 전시로 차별화 시도
안목·경영수업 통한 실무능력 강점
유명작가 위주서 ‘다양성’ 정착 주목
젊은 갤러리스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세대 창업주를 도와 경영 전면에 나서는가 하면, 뜻이 맞는 화랑끼리 모여 소규모 아트페어를 열기도 한다. 자신만의 안목과 경영수업을 통해 다져진 실무능력은 이들의 무기다. 단색화를 비롯 근현대 유명작가들 위주의 현재 한국미술시장에서, 이들의 활동이 ‘다양성’이란 요소를 잘 정착시키고 시장을 키울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는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아 청담동에 분점인 ‘학고재 청담’을 23일 오픈했다.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의 차남인 우정우(32)씨가 이곳의 대표를 맡았다. 청담동 빌라촌에 99㎡(30평)의 소규모로 시작하지만 소개할 작가는 소소하지 않다. 우정우 학고재 청담 대표는 “강남 컬렉터들이 의외로 강북으로 잘 안 넘어온다. 한남동도 고려했는데 이미 자리잡은 갤러리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새로운 파이를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해외에선 활발하게 활동하고 유명하지만,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을 모토로 한국적 색채를 유지하며 현대를 담아내는 작가와 민중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본점과 차별화는 물론 ‘가격이 오를 작가’를 소개하는 상업화랑 본질의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개관전으로 영국작가 피오나 래(55)를 선택했다. 1988년 데미안 허스트가 주도한 프리즈(Freez)에 참여, 데뷔했으며 ‘yBa(young British artists)’로 꼽히는 작가다. 당시 골드 스미스 컬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이 “1988년, 데미안 허스트와 함께했던 학생들은 전무후무하게 특별했다”고 회고할 정도로 예술적 역량이 뛰어나다. 전시에 나온 작품은 지난 5년간의 근작으로 동화와 문학, 만화를 추상적으로 풀어냈다. 흑백톤부터 파스텔톤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색채감각과 유기적 붓터치가 인상적이다.
상하이 ‘웨스트번드아트페어2018’에 최연소 갤러리로 초청된 P21은 최정화 작가의 ‘플라워 샹들리에’를 선보였다. 이한빛 기자/vicky@ |
이렇듯 1세대 창업주와 차별화를 꾀하는 미술계 2세들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갤러리들과 아트페어나 연합 전시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서대문구 영천시장 원룸텔 해담하우스에서 열린 ‘솔로쇼’는 16개 갤러리가 작가 1명씩만을 프로모션하는 실험적 형태의 아트페어를 개최했다. 갤러리2,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갤러리 조선이 결성한 ‘협동작전(coop)’이 주축이 돼 진행한 솔로쇼는 판매실적과 작가 프로모션 모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해담하우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솔로쇼’ 전경. 이한빛 기자/vicky@ |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