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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혜 배신하고 구속”…닛산 사태로 얼굴 붉히는 日-佛
사진제공=로이터 연합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지난해 폴크스바겐 그룹에 이어 자동차 생산 세계 2위를 기록했던 ‘닛산-르노 연합’의 카를로스 곤 전 회장 구속이 프랑스와 일본 간의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5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보수 축소 등의 혐의로 곤 전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된 데 대해 닛산측과 일본의 수사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하고 있다.

현지에선 닛산 출신 경영진에 의한 ‘쿠데타’나 ‘음모’라고 주장하는 보도가 많이나오고, 여론 상황에 따라서는 외교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9일 곤 전 회장이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된 이후 현지 경제지나 뉴스전문채널 등은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사장을 고대 로마에서 자신을 구해주고 요직에 임명한 카이사를 배신하고 살해한 브루투스에 비유했다.

위기에 처한 닛산차를 정상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회사로 성장시켰음에도, 그 은혜를 배신하고 검찰에 구속시켰다는 의미다.

르몽드 등 권위지에서도 르노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사태를 ‘닛산에 의한 음모’, ‘곤 전 회장을 추방하는 쿠데타’라는 등의 시각을 전했다.

르노와 닛산의 관계는 지금부터 19년 전인 1999년 경영 위기에 빠진 닛산에 르노가 출자를 통해 구제해준 것이 시작이다.

음모론 배경에는 프랑스 국내에 팽배한 ‘르노는 닛산의 구세주’라는 인식이 있다.

현지 언론도 “일본인은 배은망덕하다”라는 등 프랑스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등 닛산과 일본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 도쿄구치소에 수감된 곤 전 회장에 대해 “지옥 같은 환경에서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현지 일간지 르 피가로)는 등 동정적 보도도 이어졌다.

르노도 닛산에 대한 불신감이 강해지고 있다. 르노는 곤 전 회장이 체포된 뒤 몇시간 뒤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네덜란드에 있는 양사 공동의 총괄회사측으로부터 “‘곤 전 회장의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이카와 닛산 사장의 전언이 있었다”는 보고가 이뤄졌다.

르노는 닛산측에 문제가 된 부정행위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지만, 닛산측은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우려가 있다”며 응하지 않았다.

이에 다음날 열린 르노의 임시이사회에서는 닛산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수사는 난폭하다”라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고 월스트리저널이 전했다.

프랑스의 경제신문 레제코는 지난 22일 ‘르노와 닛산의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양측이 상대방 주식 지분 확대 등 지배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르노는 현재 닛산 주식의 43.4%를 출자했다. 이 지분에 대한 의결권도 있다. 닛산은 르노 주식의 15%를 보유하지만 의결권은 없다.

프랑스 언론은 현 지분구조가 역전되는 등의 사태를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르노는 15%의 지분을 가진 프랑스 정부에 의해 경영이 좌우된다.

양사의 자본관계 재검토나 지분 조정 등 경영권 싸움이 벌어질 경우 프랑스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일본과의 외교문제로도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이니치의 지적이다.

실제 검찰 수사를 받는 곤 전 회장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닛산 대(對) 르노의 대립구도는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

NHK는 체포된 후 대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는 곤 전 회장이 검찰에서 보수를 축소 신고할 의도가 없었다면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전날에도 곤 전 회장과 함께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그레그 켈리 전 대표이사가 “곤 전 회장의 보수가 적절하게 지급됐고 이 문제가 다른 임원들과 논의된 것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또 곤 회장이 닛산측으로부터 세계 6개국에 고급주택을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켈리 전 대표이사는 “사내 담당자가 변호사들과 상담해 회계처리를 한 만큼 위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한편 마이니치에 따르면 지난 19일 저녁 항공기 편으로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한 곤 전 회장은 기내로 들어온 검찰 관계자로부터 임의동행을 요구받자 자신의 혐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 곤 회장이 항공기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공항 도착 이후 몇 시간이 걸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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