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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지금 감원 감봉중”…허리띠 졸라매는 기업ㆍ소비자
중국 베이징 건설현장의 한 노동자. [AP 연합뉴스]

애플 협력사 34만명 감원 계획
도시에서 일하던 농민공 740만명 귀향
부동산업계 최대 25% 감축한듯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경제 위기설이 고조되는 중국에서 매서운 감원 한파가 불고 있다.

애플 아이폰 협력사들의 대규모 감원이 집중 조명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금융업, 부동산업 등 산업 전반에서 감원 바람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와 세금, 임대료 등으로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역전쟁으로 관세 인상과 해외 주문 감소까지 겹치면서다.

여기에 성장 둔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고 미국의 중국어 신문 다지위안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 중국 공장은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실직자 신세가 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공장 가동률이 정점에 달할 시기다. 폭스콘의 감원 규모가 최대 34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보도도 전해졌다.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시에 있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스크린 공급업체이자 애플 협력사인 보언(伯恩)광학도 최근 8000명을 해고했다.

또 다른 애플 공급업체인 웨이촹리(偉創力)플라스틱과학기술은 내년 2월까지 강제 휴가에 나선다. 사실상의 감원으로 알려진다.

저장(浙江)성의 한 기업가는 다지위안에서 “전국의 제조업이 다 비슷한 상황이다. 광둥성 뿐 아니라 장쑤(江蘇)성, 저장성 등의 내수 및 수출 공장의 실적이 3년전보다 40% 넘게 축소됐다”면서 “내년초엔 중소기업의 70~80%는 감원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넷이즈닷컴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내에서 도산한 기업은 504만개에 달한다. 이는 전체 기업의 6분의 1에 해당한다. 또 8일 중국 농업농촌부는 고향으로 돌아간 ‘농민공(농촌출신 이주 노동자)’이 740만명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국 대형 증권사인 궈타이쥔안(國泰君安)연구소는 지난 8월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회사는 긴급 공지를 통해 한 팀당 3명만 남기고 나머지 인원에 대해 30% 감봉 조치를 밝혔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은 앞서 5월부터 감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침체기에 접어든 중국 부동산업계의 감원 바람은 더 매섭다. 상위 20위 기업 가운데 최소 7개 기업이 감원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동산업계의 8~25% 인력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관련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내년 사정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금을 확보하고 몸집을 줄이는 등 버티기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CNBC방송은 중국 소비자들이 아직 자금사정이 나쁘지 않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의 지난달 소비지표는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특히 자동차 판매량은 11.7% 감소했다.

홍콩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 감소나 무역분쟁은 모두 알려진 사실이다. 소비 부진이야말로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이라며 “소비가 지속해서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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