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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악 활성화②] “가야금의 한계 도전, 국악은 진부하지 않아요”
헤이스트링 멤버 김지효(왼쪽부터), 오지현, 박지현 씨. [제공=서울남산국악당]
-청년국악 육성ㆍ지원사업 ‘단장’, 첫 우승자 배출
-3인조 가야금 연주자 팀 ‘헤이스트링’ 우승
-서울남산국악당, 청년국악 활성화 거점으로 새 ‘단장’
-고품격 열린 국악당ㆍ시민 친화 전통공연예술공간 변신
-프로그램 다양화ㆍ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체계 마련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대 국악과 출신 3인방이 한국 국악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치러진 ‘젊은 국악오디션-단장(丹粧)’ 최종 결선경연에서 박지현(23), 김지효(24), 오지현(25)으로 구성된 3인조 가야금 연주자 팀 ‘헤이스트링’(Hey string)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서울대 국악과 선ㆍ후배 관계다. 동기인 김지효(24), 오지현(25) 씨와 후배인 박지현(23) 씨가 지난해 8월 처음 팀을 꾸렸다.

“아직도 실감이 안납니다. ‘단장’이라는 프로젝트가 1년 간 진행된 오디션이라 다른 팀들도 서로 잘 알고, 특히 상반기 오디션에 떨어진 뒤 패자부활전으로 올라와서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막상 우승을 하니 좋고, 해외에 나갈 수 있어서 더욱 기쁩니다.”(김지효)

헤이스트링은 최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학교 선후배로 앙상블을 하게 됐는데, 음악적인 취향이 맞는 것 같아서 프로젝트팀을 결성했어요. 그러다 지난해 8월 열린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은상을 수상했고, 이번에 ‘단장’ 우승까지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오지현)

젊은 국악오디션 ‘단장’은 지난해 서울시와 제과그룹 ‘크라운해태’ 간 체결된 ‘남산국악당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에 따라 추진된 청년국악 육성ㆍ지원사업이다. 경쟁력 있는 국악인 발굴과 육성, 활동지원을 패키지화 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경연은 올 상반기부터 진행된 치열했던 본선 경연을 거쳐 최종 선정된 5개팀의 경연으로 이뤄졌다. 대상을 받은 팀에게는 2019년도 해외공연 추진(항공료 및 경비 지원) 및 창작지원금 500만원이 수여된다.

헤이스트링은 결성된 지 1년이 조금 넘었지만, 굵직한 상을 3개나 잇따라 수상하며 국악계의 ‘루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팀 결성 후 8월 열린 ‘제11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은상’ 수상에 이어 올 10월 말에는 ‘청춘만발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이어 이번에 젊은 국악오디션 단장에서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백제문화제에서는 ‘사비상’도 수상했다.

이번 우승 비결에 대해 박 씨는 “기존과는 다른 국악의 색깔을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오 씨는 “원래 가야금이 뜯고 관악기가 채워주는 형식인데, 저희는 가야금 만으로 빈틈없이 주고 받는 포인트를 정해서 하다보니 주변에서 ‘군무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결선 경연에서 헤이스트링에 대해 “과감한 실험성과 독창적인 음악세계 구축, 가야금 연주 기법 확장, 탄탄한 실력과 기본에 충실하면서 다이나믹한 음악 표현을 했다”고 평가했다.

국악, 그 중에서도 가야금을 전공한 계기를 물어보니 재미있는 사연들이 나왔다.

어릴 적 경주에서 살았던 박 씨는 평소 꿈을 잘 꾸는 어머니가 어느 날 “가야금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해 우연히 가야금을 하게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한 가야금이 이제는 삶의 큰 축이 됐다.

오 씨는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우다가 선생님이 자꾸 때리셔서(?) 당시 피아노 위에 있던 가야금을 보고는 그냥 “가야금을 배우겠다”고 하면서 가야금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8살 때부터 가야금을 취미로 배우다가 국악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전공으로 결심을 굳혔다.

김 씨는 초등학교 4학년때 방과후 과정으로 풍물을 시작한 뒤 국악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했다. 이후 중학교 때 가야금을 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중학교 때 다니던 입시학원 바로 옆에 가야금학원이 위치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했다. 김 씨는 나중에 입시학원 대신 가야금학원을 다니게 됐다.

이들은 국악대중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헤이스트링은 전통음악도 매력이 있고, 대중들이 많이 알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반년 넘게 거리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어요. 한번 들어보셨던 분들은 많이들 좋아하십니다. 미미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버스킹 공연을 이어갈 것이고, 올 12월 중순에는 1집 앨범 ‘Salto’ 음반을 내고 쇼케이스도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박 씨는 “국악이 진부한 것이 아닌 현재를 담을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국내ㆍ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씨는 “가야금을 하는 음악가로 살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야금에 담아 사람들이 공감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또 김 씨는 “팀을 통해서 가야금의 한계를 도전하고 가야금을 깊이 알아서 가야금이 낼 수 있는 많은 소리를 내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서울 중구 필동에 자리한 남산국악당은 지난해 개관 10년차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시설장비 물품시스템 등재 관리 등 국악당 시설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마련했다. 국악당 시설개선 및 리모델링을 통해 고품격의 열린 국악당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시와 크라운해태 간 업무협약 체결로 시설개선 사업을 통해 음향, 조명, 영상, 무대장치 등 공연기술 환경을 크게 개선한 동시에 국악당 유휴공간 개선 및 공연장 상시 개방으로 국악당에 활력을 증대시켰다.

올해는 ‘단장’을 중심으로 청년국악 활성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우수 청년국악인 발굴ㆍ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국악 활성화 플랫폼을 구축한다. 아울러 국악 기획인 양성을 통한 국악 생태계의 자생력 및 경쟁력 강화 기반도 마련한다.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는 전통공연예술공간으로도 거듭난다.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시민들이 상시 이용 가능한 운영환경 조성, 무대와 객석을 떠나 시민들이 쉽게 전통 공연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획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교육청 등과의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청소년 대상 국악당 체험 프로그램 강화, 기획대관 등 공연예술 단체와의 다양한 협업 통해 공연장 이용 효율 제고에도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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