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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사우디는 변함없는 동반자”…유가 6%대 폭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위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 플로리다로 가기 전에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AP연합뉴스]
WTI 6.6% 추가 하락…연중 고점 대비 31% 떨어져
트럼프 “사우디 관계 끊으면 유가 지붕 뚫는다” 원인
12월 6일 OPEC 감산 논의, 미중 무역전쟁 주요 변수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국제 유가가 다시금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5일 이란 원유 수출 제재를 복원하면서 낮은 유가를 유지하고 싶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지지 발언을 내놓은 것이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N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3.77달러(6.6%) 하락한 53.4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초에 기록한 연중 고점 대비 31%나 떨어진 수준이며, 지난 2017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내년 1월물 브렌트유 역시 6% 넘게 떨어지면서 연중 고점대비 29%나 하락했다.

지난 13일 7% 낙폭을 기록한 뒤 일주일만에 재현된 유가 폭락은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지지 발언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경제 전문 C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사우디와 관계를 끊는다면, 유가는 지붕을 뚫을 정도로 치솟을 것이다”며, “나는 유가 안정을 유지해왔고, 사우디가 돕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보고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왕세자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어떤 경우든 간에 우리는 사우디와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고 미국은 사우디의 변함없는 동반자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 방송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유가를 낮추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사우디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근 사우디와 그의 동맹 국가들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하루에 100만~140만 배럴의 감산 계획을 밝혔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감산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가 전문가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원유재고가 8주 연속 증가하면서 4억4200만배럴에 이르고 있는 것이 유가 하락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도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12월 6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 여부로 쏠리고 있다.

유가 전문가들은 만약 이들이 원유 공급을 줄이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유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며, 4년전에 OPEC와 동맹국들이 원유 공급을 줄이지 않으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던 것과 같은 유가 폭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11월 유지보수를 끝낸 미국 정유사들이 다시금 가동되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미국 원유 재고량 증가세도 꺽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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