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저가 항공사의 승무원이 비행중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호주의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에게 좌석에 앉아서 소변을 보라며 물병을 건넨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하반신마비인 장애인 운동선수에게 기내용 휠체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좌석에서 소변을 보라며 물병을 건네준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저가 항공사 승무원의 갑질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5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호주의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인 대런 벨링(52)은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호주에서 두바이를 경유해 핀란드 헬싱키로 가는 플라이두바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벨링은 출발 약 3시간 전에 항공사 측에 휠체어를 요청했으나 ‘우리는 기내용 휠체어가 없다’며 7시간이나 걸리는 비행시간 동안 소변을 참으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휠체어 없이 여객기에 올라탄 벨링이 비행 중 승무원에게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말하자, 승무원은 좌석에 앉아서 소변을 보라면서 빈 물병을 가져다줬다. 승무원은 소변보는 것을 가리는 담요까지 제공하면서 대여비를 요구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 벨링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치욕스러운 수준의 대우”라면서 치를 떨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플라이두바이 측은 벨링에게 사과하면서 “조심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승객을) 대하겠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8월에는 영국 루턴 공항에 도착한 하반신마비 운동선수 저스틴 레벤이 휠체어 없이 바닥에 몸을 끌며 공항을 나오는 장면이 BBC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의 자가 운전형 휠체어가 비행기에 남겨져 있었고, 공항 직원들은 대신 등받이가 높은 휠체어를 제공해 밀어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굴욕적이라며 거절했다. 레벤은 루턴 공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공항 측이 자가 운전 휠체어를 충분히 구비하는 등 개선 의지를 보이자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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