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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면초가’ 한국자동차업계 길이 안보인다
추투이어 외국투기자본까지 공세
현대차 주가·실적 10년전으로…
1%대 성장률 미래전망도 빨간불
미국발 관세폭탄 예고 등 겹악재

한국 자동차 산업이 유래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의 주가와 실적 시계바늘은 이미 10년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대내외적인 여건이 악화일로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일 정도다.

안에서는 곳곳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노조와 글로벌 투기자본, 수입차 공세에 밖으로는 중국과 미국 시장의 판매부진에 무역전쟁에 따른 환율 악재, 각국의 강력한 환경규제, 미국발 자동차 관세 폭탄등이 도사리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 자동차산업이 ‘다면초가’에 놓였다.

투기자본 공세 와중에 높아지는 ‘추투(秋鬪)’ 우려=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세에 재차 시달리고 있다.

엘리엇은 최근 현대차그룹에 초과자본금의 주주 환원 등을 요구하며 재차 압박에 나섰다. 지난 5월 자신들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을 10억 달러 이상 갖고 있다고 깜짝 발표하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끼어든 이후 벌써 세 번째 공격이다.

첫 공격 당시 엘리엇의 훼방 속에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무산되기에 이르렀고, 9월엔 자신들이 원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담은 서신을 공개하며 글로벌 언론 플레이를 벌여 현대차를 당황스럽게 했다.

이번에 공개한 서신 역시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해보자는 요구다.

이런 와중에 국내 자동차산업 위기의 한 축으로 지목되는 강성 노조가 때 아닌 가을 투쟁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 한국GM지부의 지부장들(각사 노조위원장)은 지난 13일 청와대 앞에 모여 오는 21일 예고된 ‘사회적 총파업’ 승리를 위한 결의 선언을 발표했다. 민노총은 최근 문재인 정부나 여당과도 격렬하게 맞서는 가운데 자동차업계에도 전운이 감돈다.

특히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문제, 한국GM은 ‘연구개발 법인 분리’ 문제로 각각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가 추진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상태고, 한국GM 노조는 산업은행과 정치권, 지자체 등을 돌며 전방위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환율 악재에 다시 고개드는 ‘미국발 관세폭탄’=또다른 위협은 바로 ‘미국발 차 관세 폭탄’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자동차 관세부과 계획과 관련해 상무부가 제출한 조사결과 보고서 초안을 회람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수입자동차 및 부품에 20~25%의 고관세를 매기면 한국 자동차산업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5% 관세 부과 시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율이 한국산이 22.7%로 가장 높고 일본 21.5%, 중국 21.3%, 독일 21.0% 등의 순이었다.

그간 우호적이던 환율마저 돌아섰다. 현대차가 지난 3분기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한데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환율하락과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의 영향도 컸다. 최근 한국 자동차 수출이 살아나던 브라질과 러시아에서 화폐가치 하락으로 거액 환차손까지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 탓에 가격경쟁력에서 일본차에 밀리고 있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한국자동차 산업이 내년에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각종 환경규제까지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의무제가 시작되고 2021년부터는 유럽연합(EU)에서 강력한 환경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정환ㆍ배두헌 기자/at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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