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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신도 ‘그루밍 성폭력’ 의혹 확산…피해자 혼란…수사·처벌 쉽지않다

  • 기사입력 2018-11-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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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 대형 교회 목사가 10~20대 여성 신도를 대상으로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루밍에 대한 명확한 처벌 규정을 만들어 달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길들이다’라는 뜻을 가진 그루밍은 경제ㆍ심리적으로 취약한 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든 뒤 성폭력을 저지르는 성범죄를 의미한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인천 OOO교회 김△△, 김XX 목사를 처벌해주십시오’라는 글에 따르면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교회의 청년부 목사였던 김모(35) 목사는 전도사 시절인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10대와 20대 여성 신도 20여 명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게시자는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낸 피해자는 총 5명이지만, 증언에 따르면 어림잡아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나 더 있다고 한다”며 “그루밍 성범죄가 있던 때 피해자들은 미성년 시기였으나 현재 피해자들은 모두 20대 초반 성인이 됐고 증거 자료가 불충분해 혼인빙자 간음, 위계에 의한 성폭행 외에는 처벌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청원에는 이날 오전 기준 7700여 명이 동참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미성년인 저희를 길들였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 당한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님을 알게 됐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른다”며 김 목사 부자의 목사직 사임과 공개 사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교단 헌법에 성폭력 처벌 규정 명시, 피해자 보상 등을 요구했다. 김 목사는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밍 성범죄는 면식범에 의해 교회, 학교, 학원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루밍 성범죄 특성상 신뢰를 쌓은 뒤 성적으로 착취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혼란을 느껴 수사와 처벌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현행법상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이 만13세 이하로 규정돼 있어 만13세 이상의 청소년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면 상대 남성을 처벌할 수 없다.

아동ㆍ청소년 성폭력 상담소를 운영하는 ‘탁틴내일’이 2014년부터 2017년 6월까지의 그루밍 사례와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루밍에 의한 성폭력 사례는 43.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루밍 피해 당시 연령은 14~16세가 44.1%로 가장 많았고, 11~13세도 14.7%에 달했다.

폭력 가해 당시 범죄 구성요건에는 항거곤란ㆍ항거불능(23.5%), 폭행ㆍ협박(20.6%), 위계(오해하도록 속이고 피해자의 심리 상태 악용 등)나 위력이 17.6%였다.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도 11.8%에 달했는데. 이는 그루밍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를 엄격히 제한하는 구체적인 법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성범죄 전문 변호사는 “미성년자 피해자의 경우 종속적인 관계에서 가해 행동이 연애의 일부인 줄 알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그루밍 자체를 엄격히 제재할 수 있는 법ㆍ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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