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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난 백인남성’ VS ‘변화 원하는 여성’…둘로 나뉜 미국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기를 안고 투표하는 여성[EPA연합뉴스]

분열양상 남성 대 여성에서 가장 뚜렷
중간선거 앞두고 백인 남성 증오 범죄 속출
동독 남성, 독일 정치지도 변화…분노가 극우로 표출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국의 중간선거가 여성과 남성, 인종, 종교, 이념을 놓고 극심한 충돌을 보이면서 최악의 분열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 CNN방송은 “두 개의 미국이 오늘 충돌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년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중간선거의 분열양상은 유권자들의 성별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CNN 조사에 따르면 비백인 여성의 79%와 대졸 백인 여성의 68%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반면, 백인 남성은 57%가 공화당을 지지했다. 특히 고졸 이하 백인 남성은 65%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여론조사 담당자인 제니퍼 아게에스터는 “3분의 2가 넘는 대졸 백인여성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데 이는 사상 최고 기록”이라고 말했다. 여성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성 유권자들의 불신의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고졸 백인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중간선거를 앞두고 백인 남성에 의한 증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가 폭력 범죄로 연계됐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지난달 24일 수퍼마켓에서 일어난 흑인 2명 살해 사건, 27일 미국 동부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모두 백인 남성에 의해 일어났다. 26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 유력 정치인을 겨냥한 연쇄 폭발물 소포 배달사건의 용의자인 56세 백인 남성이 체포됐다.

이와 관련해 CNN은 백인 남성들이 흑인과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분노를 투영하고 있다는 심리학자의 분석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백인에 의한 극우ㆍ폭력범죄가 더 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선거가 1960년대 후반 앨라배마 주지사 조지 윌리스 이후 백인 남성의 공포와 분노를 가장 공개적으로 드러냈다고 CNN은 지적했다. 윌리스는 백인학교 입학이 허가된 흑인 학생들의 등교를 막기 위해 경찰력까지 동원한 인종차별주의의 대명사로 꼽힌다.

중간선거 기간 다양한 공화당 지지자들을 인터뷰한 뉴욕타임스(NYT)도 ‘화나고 억울한 남성’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가 지지자들에게 공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이들을 자극하며 민주당과 언론, 이민자들을 공격했다.

실제 독일에서는 이처럼 분노로 가득찬 남성이 정치 변화의 태풍으로 떠올랐다.

NYT에 따르면 동독 출신 남성들이 극우 정당 급성장의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2.6%를 득표, 사상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신문은 “독일 통일과 함께 이들은 직업, 사회적 지위 심지어 아내까지 잃게 됐다면서 ‘사회주의 노동자 계급의 영웅’에서 ‘자본주의 실패자’로 몰락한 데 따른 분노를 극우적 목소리로 표출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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