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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한국시리즈 표 왜 없나 했더니…진화하는 암표 ‘핀번호’ ‘카톡방’ 활용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국시리즈 경기 암표 판매 글.

-야구ㆍ콘서트 가리지 않고 ‘암표상’ 기승
-전문상 아닌 일반인도 거래에 쉽게 참여
-‘온라인 암표거래’ 처벌기준 모호한 실정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2018년도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면서 인터넷 암표거래가 예년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기에 연말 콘서트 티켓에 대한 수요가 겹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는 암표상들의 거래터로 변질됐다.

1장에 3만5000원인 한국시리즈 4차전 인천구장 응원석 티켓은 인터넷에서는 장당 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식 가격이 장당 5만원인 한국시리즈 2차전 잠실야구장 응원석은 장당 6만5000원~9만5000원에 거래된다. 본래 티켓 가격에서 많게는 4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한 온라인 티켓예매 사이트의 프로야구 좌석 판매 페이지.

현재 한국시리즈는 3~5차전까지 매진(11월 5일 기준)됐다. 나머지 경기도 남은 티켓은 일반 관람객이 앉을 수 없는 장애인석이다.

크리스마스에 진행되는 유명가수의 콘서트 티켓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진행되는 가수 김연우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무대 앞자리는 본래 14만3000원에서 현재 35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아이유의 10주년 콘서트는 12만1000원이던 R석도 76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이 같은 사각지대에 전문 암표상이 아닌, 중ㆍ고등학생과 일반 직장인들까지 용돈벌이를 위해 암표 거래에 뛰어들고 있다.

직장인 김모(28) 씨는 “실제 야구나 콘서트를 보러가는 주위 사람들이 음료수값이라도 더 벌겠다는 생각으로 암표용 티켓을 따로 구입하기도 한다”면서 “주위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재태크’ 소재로 여겨진다”고 귀띔했다.

암표 거래가 빈번한 티켓 판매처나, 실제 암표거래가 이뤄지는 커뮤니티 등에서는 자체적인 개선작업을 벌이기도 한다. 인터파크는 한국시리즈 예매에서 매크로를 활용한 부정거래를 막기 위해, 문자를 입력해야 티켓 구입이 가능한 ‘안심예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고나라는 정상 판매 가격보다 높거나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티켓 등을 확인하며, 문제가 적발될 시에는 해당 중고거래 글을 삭제하고 판매자에게 30일 동안 ‘활동 정지’ 처분을 내린다. 

카카오 오픈채팅방을 통해 거래되고 있는 한국시리즈 암표.

하지만 역부족이다. 암표상들의 활동 형태는 점차 진화해가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보장되는 메신저를 활용한 방식이다. 카카오 오픈채팅 페이지에 ‘한국시리즈’를 검색하면,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오픈채팅방들이 상당수 검색된다.

티켓을 건네는 방식도 변했다. 과거에는 예매번호를 불러주거나 티켓 페이지를 갈무리해서 전송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됐지만, 최근에는 핀번호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이는 온라인 암표상에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현행법상 맹점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암표거래를 단속하는 법률 규정인 ‘경범죄 처벌법 제3조2항4호(암표매매)’는 “흥행장ㆍ경기장ㆍ역ㆍ나루터ㆍ정류장 등에서 웃돈을 받고 티켓을 되판 경우”에만행위자를 처벌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판매 행위는 단속해도 곧장 처벌이 불가능하다.

일선 경찰에서는 법률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일선서에서는 전담반을 꾸리면서 암표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법률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며 “경범죄 처벌법을 강화하거나, 암표상에게 사기죄를 적용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서 현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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