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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인 왜 심하게 때렸냐” 거제 50대 폭행범 잡고 경찰에 혼난 시민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경남 거제시에서 20대 남성이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을 놓고 경찰의 부실수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어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용감한 시민에게 경찰이 되레 “왜 이리 범인을 심하게 때렸냐”며 칭찬은 커녕 이들을 나무란 사실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개해 공분을 샀다.

1일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거제 50대 무차별폭행 살인사건 목격자 페이스북 댓글’이라는 제목에서 “상은 못 줄망정 내가 때린 게 잘못이라 하니 어이가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글쓴이는 “10월 4일 새벽 3시 친구 2명과 함께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범인이 사람을 끌고 가는 모습을 봤다”며 곧바로 119와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범인이 다가오고 있다는 급박한 상황과 함께 “우선 때려서라도 제압 하겠다”고 말했고 경찰도 “알았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 박 씨가 다가오더니 ‘형님들 제가 경찰입니다. 그냥 가세요’이렇게 말하면서 ‘그냥 끄지세요’라고 말해 “개 잡듯이 때렸다”며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당시 할머니의 얼굴형체가 아예 없었고 하의도 벗겨진 상태였으며 범인의 흰색신발도 피범벅이었다고 범행 현장의 참상을 전했다.

전화 신고한지 2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박 씨와 함께 자신의 일행을 인근 경찰서로 연행했다고 글쓴이는 밝혔다.

그러면서 연락을 받고 파출소를 찾은 박 씨 가족이 글쓴이 일행에게 “‘자기 아들이 그랬다(가해자라)는 증거 있냐’, ‘그럴 일 없다. 조사 똑바로 하라고’그러더라. 기가차서.”라며 울분을 드러냈다.

또 “다음 날 경찰이 ‘왜 이리 범인을 심하게 때렸냐’, ‘너무한 것 아니냐’고 나무랐다”며 “세상에 이런 나쁜 놈을 잡아도 그냥 대충대충 넘기려고 하는 파출소 경찰들의 모습을 보니 화가 났다”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용의자 검거에 일조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뺀 한 공중파 뉴스보도를 지적하며 “아무것도 한 것도 없는 경찰들이 다 잡은 것으로 돼 있다”며 “조금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피해자분이 살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고 덧붙였다.

한편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상해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가해자 박 모(21)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당시 술에 취한 박 씨는 “살려 달라”며 애원하는 A씨의 절규를 아랑곳하지 않고 무참히 때렸고, 결국 A씨는 5시간 뒤 숨졌다. 박 씨는 지나가는 다른 행인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상해치사’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계획범죄’에 무게를 둬 살인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당시 현장 CCTV와 휴대전화 분석 결과와 피해자를 도로 위에 내버려 둔 행위가 범죄의 계획성을 말해 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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