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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산행 불청객②]광고판된 등산로ㆍ흉가된 계곡식당…산, 상업주의로 물들다
등산로에 부착된 현수막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대리운전ㆍ가구점 현수막 등 붙은 등산로
-비수기 계곡식당 평상ㆍLPG통 방치 상태
-“근절노력에도 역부족…근본대책 시급”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단풍철 등산객을 맞은 산이 도넘은 상업주의로 물들고 있다. 등산로 초입에 붙은 현수막ㆍ광고매대와, 비수기로 방치 돼 있는 계곡변의 식당들이 문제의 원인이다.

지난 28일 찾은 수락산 남양주 방면 진입로에는 ‘산불조심’ 현수막 옆으로 다양한 다른 현수막들이 함께 붙어 있었다.

단풍 든 나무들을 지렛대 삼아서 짙은 노란색과 빨간색 ‘대리운전’ 현수막이 붙어 있고, 그 옆으로는 가구점 파란색 현수막과, 상업지구 임대 현수막도 나무에 메달려 있다. 단풍 나무보다 더 자극적인 색깔 덕분에,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의 시선은 저마다 한 번씩 현수막으로 향하고 있다.

등산로 초입부에 설치된 여행관련 전단지함들.[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찾은 다른 산에는 등산로에 직접 현수막을 걸어둔 경우는 드물었지만, 등산로와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 초입에는 A4 용지 사이즈 크기의 여행 전단지가 가로수에 묶인 채로 수북했다.

30일 찾은 북한산 둘레길 주변부 보행로에는 여행전단지가 마구잡이로 뿌려져 있다. 가을을 맞아 산으로 나들이 온 등산객들에게 여행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자연경관이 수려한 ‘중국 장가계’, ‘일본 대마도(나가사키현 쓰시마)’ 관광을 홍보하는 내용이 주로 많이 보였다. 산을 찾는 중장년층의 수요를 노린 셈이다.

지역주민 임모(65) 씨는 “광고 전단물이 담긴 비닐봉투가 찢어져서 전단물이 밖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후 바람에 날리면 아파트까지도 전단지가 뿌려져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북한산 국립공원 앞에는 주택 분양을 홍보하는 매대도 설치됐다. 등산을 마치고 산에서 내려오던 일부 시민들이 매대에 들려 분양 상담을 받았고, 매대 주변은 대화 소리로 웅성거렸다.

인근 지자체는 꾸준히 단속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광고전단물을 철거해도, 철거한 자리에는 다시금 업자들이 광고전단물을 부착한다. 매대는 설치와 철거가 용이해 단속이 쉽지 않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매일같이 단속을 나가고, 광고전단물을 철거하는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소용이 없다”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없이 부착된 전단물을 떼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된 계곡식당 LP가스통들.[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비수기를 맞아 문을 닫은 계곡 식당들도 흉물스러운 모습이었다.

수락산 남양주 인근 계곡식당들은 평상은 비닐막을 덮고 테이핑을 해놨고, 굳게 닫힌 가게문들 뒤로는 한곳에 몰아넣어 묶어낸 LG가스통이 방치돼 있다.

등산객 최모(29) 씨는 “방치된 가스통이 가장 걱정된다”면서 “비수기라 (계곡식당을) 관리하는 사람도 없는데, 자칫 화재라도 발생할까봐 큰 우려“라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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