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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숙명여고 앞 촛불집회 두 달…학부모들 “쌍둥이 0점 처리, 민사소송도 불사”
[사진=헤럴드경제DB]

-학부모 “당장 성적 정정해 피해 막아야”
-학교는 “법원 판단 기다린 뒤 결정”
-경찰, 입원 중인 쌍둥이 탓에 재소환 난항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현직 교무부장이 자신의 두 딸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해 전교 1등으로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분노한 학부모들의 학교 앞 촛불집회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일부 정황이 확인됐지만, 경찰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학교와 당사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5일 학부모 모임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 처음 시작된 숙명여고 앞 야간 촛불집회는 오는 주말 60일째를 맞는다. 애초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집회는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죽은 공교육을 애도한다는 의미에서 검은 옷을 입고 집회에 참여한다. 혹시나 집회 참가가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학부모들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도 착용한다. 두 자매를 모두 숙명여고에 진학시켰다는 한 학부모는 “의혹이 터진 뒤에야 문제의 쌍둥이가 교내 상을 11번이나 받았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며 “교사의 자녀라는 이유로 내신 특혜를 받는 만큼 내 자녀는 불이익을 당했다는 생각에 집회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 학교운영위원이었던 A 씨 역시 종종 집회 현장을 찾고 있다. 지금도 주변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는 그는 “고2 학부모들은 당장 겨울방학부터 수능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인데, 수사가 늦어지다 보니 더 초조해하고 있다”며 “당장 내년 수시 준비를 해야 하는 학부모 중에는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성적부터 정정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역 학부모 모임 등에서는 학교 측이 재판 결과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을 보이자 “당장 내년 수시를 위해 쌍둥이의 시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석차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집회에 참가한 학부모들 역시 “경찰 수사에서 정황이 나온 만큼 다른 학생들이 받은 성적 불이익을 학교가 빨리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 되는 대로 학교 측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수사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달 안에 현재 입원 중인 쌍둥이에 대한 조사를 다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두 차례의 조사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한 쌍둥이가 재소환에서도 건강이상을 호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쌍둥이가 입원한 사이 진행한 전 교장과 고사총괄 교사의 소환조사에서도 관련자들이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쌍둥이를 포함한 피의자 6명이 모두 혐의를 부인 중”이라며 “조사가 길어지면서 입건자 중 4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최근 연장하고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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