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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가 만져도 된다고 해” “외국어하지마, 암소야”…성ㆍ인종차별 ‘극성’
스페인 바르셀로나발 영국 런던행 라이언에어 항공기에서 한 백인남성이 흑인 여성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모욕한 사건이 발생했다. 동승한 승객이 촬영한 동영상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항공사는 비난을 받고 있다. CNN이 보도한 동영상 캡처화면. [출처=CNN]

美ㆍ유럽 반이민ㆍ배타주의 고조 영향
불법이민 아닌데…무차별적 인종차별 공격
공공장소서 모욕·비하발언 봇물…폭력도 동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 세계적으로 반난민·반이민 정서가 고조되면서 공공장소에서 노골적인 인종차별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주요 지도자가 여성을 낮춰보는 시각이 일반인에게 영향을 준 성범죄도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등전세계적으로 성ㆍ인종ㆍ종교 등 ‘배타주의’를 공공연하게 내세우는 정치세력이 득세하면서 더욱 만연해진 사회현상이라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떠나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향하는 라이언에어 항공기에서 한 백인 남성이 70대 흑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승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당시 영상을 보면 이 남성은 여성을 향해 “내 옆에서 자리를 옮기라”며 “내게 외국어로 말하지 마라. 멍청하고 못생긴 암소”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항공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남성을 막은 것은 뒷줄에 앉아있던 젊은 남성이 유일했다. 결국, 여성이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BBC 방송은 피해 여성이 1960년대 자메이카에서 영국으로 건너온 ‘윈드러시 세대’로, 합법적인 영국 시민임에도 피부색 때문에 학대의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반난민·반이민을 앞세운 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선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밀라노에서 트리에스테행 고속열차에 탑승한 인도계 이탈리아 20대 여성은 자신의 옆에 있던 백인 여성이 “깜둥이 옆에 앉기 싫다”며 자리를 옮긴 상황을 겪었다. 피해 여성은 2살 때 인도에서 입양돼 현지에서 자란 이탈리아인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한 주 전에도 장거리 고속버스를 탄 한 세네갈 출신 남성이 “흑인 옆에 앉을 수 없으니 자리를 옮기라”는 승객의 요구를 받았다.

이탈리아 총선 이후 인종차별적 폭행·범죄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지난 6~8월 이탈리아 전역에서 나타난 인종차별 폭행 사건은 33건에 달했다. 7월 이후 이와 연관된 총격사건도 8건 보고됐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이민자를 표적으로 한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침략에 대해 얘기하고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훔친다고 말한다”며 “전에도 인종차별적 공격은 있었지만, 지금은 총을 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시각을 반영한 성범죄도 발생했다.

지난 21일 휴스턴에서 앨버커키로 향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 항공기에서 여성 승객의 몸을 더듬다가 체포된 한 남성은 “미국 대통령도 여성의 사적인 부분까지 잡아도 괜찮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005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음담패설을 담은 ‘액세스 헐리우드’ 녹음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이 유명하다면 여성의 음부를 잡는 것을 포함해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여성을 개·돼지·말 등으로 비유하며 모욕·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그가 백인남성 우월주의를 대변, 여성혐오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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