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운계약서 의혹 사실상 인정…“송구스럽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비판하다가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 당해 유죄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번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23일 인사청문회에 앞서 조 후보자는 국회에 사전 제출한 서면답변서에 “2006년 7월 발행된 참여사회연구소 출간 <시민과 세계>에 후보자가 발표한 ‘개발정치로서의 이명박 서울시정’ 기고에 대해 서울시 前 홍보기획관(강○○)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후보자를 고발 조치하여 벌금형(100만원)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조 후보자는 당시 기고에서 “청계천 복원 사업을 둘러싸고 벌어진 양윤재 전 시장의 수뢰사건은 개발 세력들의 부패적 유착구조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신개발주의 시대 서울 시정의 복마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언급했다. MB의 시장시절 업적으로 분류되는 버스운영체계 개편도 적자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죄 판결에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강조했다. 이번에는 4대강 사업을 환경 파괴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보 개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보(洑) 설치로 인해 물 흐름이 정체되면서 녹조가 발생하기에 용이한 여건이 조성됐다”며 “4대강 사업은 기본적으로 강 본연의 모습인 흐름을 방해하고, 생태적 고려가 부족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녹색성장은 환경의 가치를 지키면서 이를 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이다”며 “그런데 MB 정부는 4대강 사업 등을 포장하는데 사용했다. 전국적으로 강행하면서 환경 파괴의 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4대강 회복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 자연성 회복’, ‘낙동강 수질개선’ 등은 조 후보자가 정한 임기내 최우선 과제에 올랐다.
그러나 일부 보수적 성향을 가진 전문가는 4대강 사업과 수질 오염 사이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환경단체는 보가 마치 자연을 파괴하는 거로 간주해 반대한다. 실제로 4대강 보가 생기고 수질이 더 좋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보 개방으로 인한 농촌의 피해도 문제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작년 11월 창녕함안보의 무리한 개방으로 인한 지하수 수위 저하로 합천군 광암들 농민들이 10억5천만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며 “보를 개방하기 전에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앞서 논란이 된 다운계약서 의혹은 사실상 인정했다. 조 후보자는 “옥수동 한남하이츠빌라를 2005년 매도할 때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가 없었다 하더라도, 깊은 고려 없이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