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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슈끄지 피살 20일, 꼬리 자르는 사우디…물고 늘어지는 터키…‘빈살만 교체론’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실종된지 20일이 지나면서 뚜렷해진 것이 하나 있다.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가 피살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카슈끄지 피살을 둘러싼 사우디 1순위 왕위계승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배후설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카슈끄지는 불한당의 “거대한 실수”로 피살됐다고 전했다. 카슈끄지가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당국자들과 몸싸움 중 우발적으로 숨졌다고 얘기다.

사우디 외무장관은 “카슈끄지의 피살과 관련된 이들은 자신의 권한 밖의 일을 했다”며, “이들 가운데 누구도 무함마드 왕세자와 가까운 관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카슈끄지 살해는 상부의 지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행됐다는 ‘꼬리 자르기’식 해명을 지속한 셈이다.

사우디의 해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곳은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발생한 터키다. 이날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의 발표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적나라한 진실을 낱낱이 공개될 것”이라며, 진실 규명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 실종 이후 살해 의혹이 제기되면서 총영사관에 남아 있을 혈흔 등을 찾기 위한 현장 조사를 펼쳤으며, 살해된 카슈끄지가 묻혔을 가능성이 있는 곳을 조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우디의 선긋기와 터키의 끈질긴 진상 규명 노력 속에 불편한 곳은 미국이다. 이란 제재 복구를 앞두고 유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동맹국인 사우디와 등을 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또 지난해 사우디를 방문해 성사시킨 110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 무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큰 첫걸음”이라 평가하면서도 “거기에는 속임수도 있고, 거짓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무도 나에게 그(왕세자)가 책임이 있다고, 또 책임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나는 그의 책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여전히 사우디 왕실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야를 떠나 미국 정치권의 여론은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왕세자가 연루됐고 지휘했다는 확신과 함께 “제재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왕세자가 교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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