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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퓰리즘·외국인 혐오 확산에 편승…정교해지는 ‘유럽 우익테러’
작년 극단주의 범죄 20명 체포
佛선 전직 경찰·군인도 가담


유럽 전역에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외국인 혐오 정서를 바탕으로 한 우익세력의 테러 공격이 늘고 있다. 그 형태도 이전보다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해가면서 사회적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우익 극단주의 범죄로 체포된 사람들의 수가 20명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는 유럽에서 확산하는 포퓰리즘 정치와 외국인 혐오증, 경제적 불평등, 자유주의적 엘리트·기관에 대한 불만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그 수는 지난해 이슬람 극단주의(705명)와 좌익·무정부세력(36명)의 테러 혐의로 체포된 사람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지만, 전문가들은 공격 계획이 정교해지는 데다 강력한 폭력과 무기가 동반되는 것에 주목한다.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전직 경찰, 군인 등 극우 폭력조직 회원 10명이 총기와 폭탄을 쌓아두고 무슬림을 겨냥한 테러를 모의하다가 체포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메트로폴리탄 경찰의 전 대테러 책임자인 마크 롤리는 “우리는 지금과 같은 조직화한 우익세력의 위협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EU의 ‘맏형’ 격인 독일에서는 극우·반이민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급부상 등으로 우익 극단주의 세력의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콘래드아데나워재단의 마르셀 디서스는 “AfD는 사람들의 불만을 정당화시키고 분노를 증폭시킨다”며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폭력에 기댈 수 있다고 보는 우익세력을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EU는 이런 극단주의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정보·기술(IT) 기업이 관련 내용을 1시간 내 삭제하지 않으면 벌금을 매기는 조치도 도입했다. 줄리안 킹 EU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공격은 이슬람 연계 극단주의에서 나왔지만, 우리는 이것만이 대응해야 할 유일한 극단주의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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