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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대보수가 필요하다 ②] 교량 6개중 1개 ‘보수中’…노후화 심각
지하철 3호선이 다니는 동호대교 철교에 상당히 많은 부분 도색이 벗겨지고 녹슬어 자칫 부식이 심화돼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희조 기자/checho@
안전 B등급 이하 교량 94.4%
37%는 준공된 지 31년 넘어
유지보수 예산편성 들쭉날쭉
“보수도 복지개념으로 접근을”

지난 7일 찾은 서울 도봉구 방학동 상계교. 시설의 노후화는 얼핏 봐도 느낄 수 있었다. 곳곳 칠이 벗겨져있고 구부러짐 등 일부 부속물의 변형은 멀리서도 확인 가능했다. 몇몇 지점은 손길이 오랜기간 닿지 않은 듯 먼지가 겹겹이 쌓인 상태였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교량(다리) 6~7개 중 1개 꼴로 보수공사가 진행중인 등 유지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시내 교량 정보를 취합해보니 시가 관리하는 교량은 지난 8월 기준 251개이며, 이 중 14.7%(37개)는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다. 보수중인 교량 37개 중 안전 C등급은 16.2%(6개), 나머지는 모두 B등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 공사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다. 청담대교, 동호대교, 탄천1교, 숯내교, 삼성교, 영동2교, 영동5교 등 6개가 손질 대상이다.

교량 안전 등급 성적표도 좋지만은 않은 상태였다. 교량 94.4%(237개)가 안전 B등급 이하였다. 이는 내구성 향상을 위해 일부 보수가 필요할 때 부여된다. 특히 시내 교량 251개 중 안전 C등급도 모두 3.1%(8개)로 확인됐다. C등급은 주요 부재의 결함 또는 보조부재에 광범위한 결함이 있을 때 지정된다. 다만 전체적인 운영에는 지장이 없고 주요 부재에 내구성ㆍ기능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 보조부재에 대한 간단한 보강만 필요한 상태다. 아무 문제없는 A등급은 5.5%(14개)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교량의 노후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준공 기간을 보면, 시내 31년이 넘은 교량은 94개로 전체의 37.4%다. 교량 3개 중 1개 이상이 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 안에서 ‘강산의 변화’만 세 번이나 본 것이다. 이어 21년~30년 21.1%(53개), 11~20년 31.4%(79개), 1~10년 9.9%(25개) 순이었다. 교량 수가 유지될시 20년 후면 서울시내 31년 이상 자리를 지킨 교량이 90.0%(226개)까지 늘어난다.

가장 노후화된 교량은 성북구 안암교와 안암2교, 동대문구 용두교다. 1965년에 준공된 후 53년째 버티는중이다. 현재 모두 B등급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어 은평구 홍제2교가 48년, 동대문구 중랑교가 47년, 영등포구 여의도교가 38년 전에 놓여졌다. 가장 최근에 생긴 교량은 지난해에 만든 중랑구와 동대문구를 잇는 겸재교다. 강동구 구리암사대교와 성동구 응봉교도 2016년에 준공돼 젊은 편이다. 모두 A등급이다.

최근 4년간 교량 유지보수를 위해 투입한 예산은 모두 4779억1800만원이다. 금액은 매년 들쭉날쭉하다. 2016년 1095억6300만원을 들였다가 지난해에는 30.5% 많은 1430억3000만원, 올해는 다시 전년보다 23.3% 적은 1096억6300만원을 배정하는 식이다. 서울시 예산은 2016년 27조4500억원, 지난해 29조8001억원, 올해 31조7000억원 등 매년 2조원 가량씩 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매년 주력 사업과 (그 사업에)배정되는 금액이 다른만큼 똑같은 수준으로 교량 유지보수 예산을 배정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다만, 시가 관리하는 모든 시설물에 대한 보수 예산은 느는 추세”라고 했다. 시는 교량 등 시설물 유지보수비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재산세, 자동차세 등을 재원으로 검토중이다. 최근에는 ‘선제적 관리체계’를 가동, 보수보강 시점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비용절감도 꾀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지보수 공사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 모두 사회복지 예산에 돈을 쏟아붓는데, 시설물 유지보수도 결국 시민을 위한 또 다른 복지란 점을 알아야 한다”며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매달려 보이지 않는 것을 미뤄두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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