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차세대 주력 사업’…힘받는 바이오-모빌리티-copy(o)1

- 제약ㆍ바이오 사업 시장 소통 강화 - SK, 17일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설명회…내년 초 SK바이오팜 상장 가능성 - 신성장동력 모빌리티 5조원 투입, 차량공유ㆍ자율주행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밍 마 그랩 사장, 11일 한국서 첫 기자간담회 개최…SK 등 국내 기업과 협력 모색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포스트 반도체’로 꼽은 제약ㆍ바이오와 모빌리티 사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바이오 신약 출시와 함께 SK바이오팜의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으로 꼽은 차량공유 서비스와 자율주행차 사업도 한층 가속이 붙고 있다. 최고의 호황기를 지나는 반도체 사업의 후속주자를 발굴하려는 최 회장의 딥체인지(근본적 변화)가 점차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7일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설명회를 개최한다.

자사의 제약ㆍ바이오 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동시에 시장과의 소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향후 제약ㆍ바이오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초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약개발 업체인 SK바이오팜은 내년 초 IPO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혁신신약 뇌전증 치료제(Cenobamate)가 3상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르면 올해 안으로 미 FDA 신약승인신청(NDA)이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신약 심사 결과가 연말 또는 내년 초 나올 예정”이라며 “예상된 결과가 나올 경우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상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원료의약 사업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원료의약 제조업체 SK바이오텍은 지난해 세종 공장에서 16만 리터를 증설해 모두 32만 리터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아일랜드 스워즈(Swords) 공장을 1725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ㆍ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인 미국 앰팩(AMPAC)을 인수했다. 엠팩은 미국에 생산시설 3곳과 연구시설 1곳을 갖고 있다. 3개 생산거점을 더해 모두 100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제약ㆍ바이오 사업과 함께 SK그룹의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모빌리티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차량공유 서비스와 자율주행차 사업에 한층 가속이 붙고 있다.

최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를 SK의 5대 중점 육성 분야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고 향후 3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SK는 국내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쏘카의 지분 약 28%를 보유 중이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동남아판 우버’ 그랩에 투자했다.

특히 밍 마(Ming Maa) 그랩 사장은 오는 11일 처음으로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 등 국내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한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여해 앤소니 탄(Anthony Tan) 그랩 대표를 직접 만난 바 있다.

자율주행차 사업은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에 승부수가 던져졌다.

SK텔레콤은 연세대학교 연구팀과 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로 경차 자율주행 임시면허를 획득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사업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서 자율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고 SK텔레콤이 자율주행을 위한 통신망을 구축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것”이라며 “추가로 SK네트웍스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차량공유사업도 장기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