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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 유은혜, 교육정책은 속도전
- 고교 무상교육 실현 2019년으로 앞당겨

- 유치원 놀이 중심 방과후 영어교육 전격 허용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주요 교육 정책과 관련해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 시행 시점을 앞당겼으며, 정책숙려제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하려 했던 유치원 방과후 영어교육도 전격 허용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 취임사를 통해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정책 결정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 장관은 이번주에 본격화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유치원 방과후 영어교육’과 관련해 깜짝 답변을 내놨다.

당초 정책숙려제를 통해 올해 말까지 해답을 찾을 계획이던 유치원 방과후 영어교육과 관련해 놀이 중심 교육을 허용한다는 얘기였다.


5일 오전 세종시 참샘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 2학년 학부모들이 굳은 표정으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학부모들은 유 부총리에게 초등 1∼2학년 영어교육을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 [제공=연합뉴스]

이 답변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첫번째 질문자로 나선 전현희 의원의 질문에 대한 것이었다.

유 장관은 이날 전 의원의 질문에 작심한 듯 영어교육에 대한 학부모 의견과 유치원 학사 일정을 언급하며 놀이 중심의 영어교육을 허용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책숙려제를 적용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당초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유치원 방과후 영어교육의 경우 오는 12월께 공론화 과정을 통한 결론 도출이 예상되던 사안이었다.

유 장관의 교육정책 속도전은 ‘고교 무상교육’에서도 잘 드러난다.

유 장관은 취임 첫날 당초 2020년 부분 도입키로 되어 있는 고교 무상교육을 2019년으로 앞당겨 실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 130만명의 고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관련 정부 부처와의 협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 설익은 정책 발표라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고교 무상교육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와의 조율은 물론 국회의 법개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유 장관의 속도전은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취임사를 감안하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유 장관은 “2001년 6월 7일 앨빈 토플러가 김대중 대통령께 제출한 보고서를 보며, 대한민국의 교육패러다임 전환은 선언적 차원이 아닌 구체적인 로드맵에 바탕을 두고 바꿔야 한다는 사명감을 더욱 굳건히 가지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유 장관의 기본 입장과 달리 고교 무상교육을 앞당기고, 유치원 방과후 영어교육을 공론화 과정 없이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이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야당의 발목잡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지 않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야당은 지난 4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유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다시금 제기하면서 대정부질문 자리를 청문회 자리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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