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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대선 코앞…‘트럼프 닮은’ 극우 후보 강세

보우소나루 PSL후보 가능성 급등
좌파 노동자당 반발로 인기 높아
포퓰리즘 공약…재정적자 우려


브라질 대선 1차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우 성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PSL)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급등하고 있다. 박빙 중인 좌파노동자당의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와 격차를 조금 더 벌렸다. 자국 금융계는 반색했다. 증시와 헤알화 가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포퓰리즘 공약으로 재정적자 확대 우려는 커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경고에 더해져 브라질의 앞날이 안갯속이다.

2일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 발표에 따르면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은 32%로 2위인 페르난두 아다지 노동자당(PT) 후보(21%)와의 격차가 11%포인트로 벌어졌다.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보우소나루 44% 대 아다지 42%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1차 투표는 오는 7일 실시되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28일 결선 투표를 한다. 이같은 발표가 나온 다음날 헤알화 환율은 떨어지고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급등했다. AFP통신은 투자자들과 경제 엘리트들도 긴축재정 도입, 국영기업 민영화 등과 같은 보우소나루의 공약에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대선은 ‘브라질의 트럼프’와 ‘룰라의 후계자’와의 대결로 압축된다. 보우소나루는 여러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 보우소나루는 군소정당을 전전하던 아웃사이더였고, 여성ㆍ동성애자 등에 대한 막말로 유명하다. 올해 63세인 보우소나루는 육군 대위 출신으로 1990년부터 27년간 의회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그가 주도해 통과된 법안은 2건에 불과할 정도로 별다른 업적없이 막말로 구설에 오르기만 했다. 노동자당의 여성 의원 마리아 로사리아에게 “당신을 강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가치도 없는 여성이니까”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루가 30% 넘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은 불안한 경제ㆍ정치ㆍ치안때문이다. 특히 노동자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온건파 유권자 숫자가 상당하다. 브라질의 심각한 불황과 부패 스캔들이 2003~2016년 노동자당 집권 시기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아다지는 ‘좌파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후계자다. 룰라는 부패 혐의로 대선 출마가 무산됐지만 브라질에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선 출마 포기 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아다지도 최근 지지율이 상승해오다, 최근들어 주춤해졌다.

보우소나루의 상승세엔 경제 자문 파울로 게데스도 한 몫했다. 게데스는 시카고대 출신 자산운용사 대표로, 보우소나루가 당선될 경우 장관 임명이 유력하다. 페트로브라스 민영화 등을 지지하고 있는 게데스에게 투자자들과 기업가들도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어느 후보도 브라질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인 재정적자에 대한 대안 제시없이 포퓰리즘 공약만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12개월간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7.45%였다. 이는 미국의 2배 수준이다. 세금은 이미 GDP의 40%에 달하는 등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따라서 세금을 더 올릴 수 있는 여지는 적다.

보우소나루의 경제 참모인 게데스가 긴축재정을 약속하긴 했지만 향후 게데스가 자율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월스트리트(WSJ)는 지적했다. 라이벌인 아다지는 경제 성장을 통해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연금 개혁 대신 공공 부문에 들어가는 예산을 유지하고 차입 혹은 화폐 발행 등의 방식으로 재정적자를 줄이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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