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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끼차로 유인후 비싼 차 교묘히 파는 중고차 사기 ‘심각’

-인터넷 확인 후 매매업체 가면 다른 차량 비싸게 강매
-경찰 “싼 차는 허위 매물 가능성…사이트 통해 확인을”

[헤럴드경제]인터넷에 미끼 매물을 올려놓고 구매자를 유인한 뒤 다른 중고차를 사실상 강매하는 사기극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최대 중고차 시장이 밀집한 인천과 경기도 부천 일대를 비롯 전국적으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고발을 해도 수사를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거려서 피해를 복구하기에 너무 고통이 따르고 있어 소비자가 주의하는 게 최선이다.

지난달에는 인터넷에 올린 허위 광고를 보고 찾아온 구매자들에게 중고차를 비싼 가격에 강제로 팔아 총 4억원으로 가로챈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2009년식 BMW X6 차량을 600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 글을 보고 대전에서 부천을 찾았다가 2015년식 BMW X4 중고차를 7330만원에 샀다.

이 차량의 시세는 3100만원이었다. 4000만원가량 바가지를 쓴것이다.

앞서 6월에는 인천에서 같은 수법으로 시가 42억원어치의 중고차를 팔아 11억원을 챙긴 3개 무등록 중고차 판매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인터넷 광고를 보고 중고차를 사기 위해 인천을 찾은 피해자들은 계약서를 쓴 뒤 ‘차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거나 ‘추가로 납부할 돈이 있다’는 말을 뒤늦게 듣고서 계약을 포기하고 더 비싼 차량을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

실제 경기 의정부에 사는 김모(50)씨는 올해 4월 중고차 사이트에 2014년식 벤츠 E 클래스 차량이 830만원에 올라온 것을 보고 연락했다.

여성 상담원과 수차례 통화한 끝에 같은 달 28일 인천시 남구 주안역에서 한 남성을 만났다. 이 남성은 자신을 한 중고차 매매상사 과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김씨를 데리고 전국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로 알려진 인천 엠파크를 찾았다.

엠파크 내 한 매매상사 사무실에서 그 과장은 “손님이 본 차량은 다른 손님에게 팔렸다”며 “김포 매장에 비슷한 벤츠 차량이 있는 데 가서 보겠느냐”고 제안했다.

김포 매장의 중고차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본 중고차 보다 한 등급 높은 벤츠 S 클래스였고 가격은 1500만원이라고 했다.

거절했더니 과장은 1300만원까지 맞춰주겠다고 했다. 김씨는 자동차를 보지도 않고 매매 계약서를 썼고, 차량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검사 성적서까지 확인했다.

그러나 차량을 인수하러 가던 중 출고팀의 전화를 받은 매매상사 팀장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출고팀 전화를 넘겨받은 김씨는 “매입한 차량에 근저당으로 1억2000만원이 잡혀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팀장에게 따졌더니 “어떻게 벤츠 S 클래스를 1300만원에 사려고 했느냐”며 어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말로만 듣던 중고차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난 김씨는 과장과 팀장에게 계약을 취소해 달라고 사정했다.

팀장은 선심 쓰듯 “계약을 취소해주겠다”며 “대신 사무실에서 금전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니 다른 중고차를 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11만1000km를 탄 2013년식 포드 승용차를 2200만원에 샀다.

집에 돌아와 포털 사이트에서 자신이 산 포드 차량 번호를 검색하자 1500만원에 매물로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매매 당시 차량검사 성적서에는 엔진ㆍ워터펌프ㆍ변속기ㆍ기타 모든 구성품과 소모품을 교환했거나 수리를 완료해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포드 AS센터의 정밀 검사 결과 워터 펌프 누유 등으로 정비료 430만원이 나왔다.

김씨는 “사이트에서 저렴한 중고차를 보고 ‘압류 매물이어서 싸게 빨리 매각해야 하나보다’고만 생각했다”며 “미끼 매물에 이끌려 시세보다 훨씬 비싼 중고차를 사게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차량은 모두 허위매물이라고 봐야 한다”며 “자동차365(www.car365.go.kr) 사이트에서 딜러의 정식 등록 여부와 평균 시세 등을 먼저 확인한 뒤 중고차를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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