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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으로 남남갈등 키우는 국회 남북교류
- ‘민주ㆍ평화ㆍ정의 vs 한국ㆍ바른미래’ 구도 고착화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국회가 북한과 교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야당과 남남 갈등은 깊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은 이미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실제 의원들의 방북과 추가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교류 확대로 인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라는 기대 속에서도 ‘보수-진보’ 진영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국내 정쟁이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형국이다.

4일부터 사흘간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10ㆍ4선언 11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로 구성된 방북단이 꾸려졌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0ㆍ4선언을 채택한 이후 남북이 이를 기념하는 공동행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현재단이 주축이 돼 추진했던 기념행사는 남북 정상이 지난달 19일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에 ‘남과 북은 10ㆍ4선언 11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 있게 개최한다’는 내용을 담으면서 민관 공동행사로 치러지게 됐다.

방북단은 단장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12명, 민주평화당 4명(무소속 손금주 의원 포함), 정의당 3명이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평양행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노무현재단에서 가는 것이어서 우리가 갈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오는 11월에는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국회회담도 열릴 예정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1일 여야 5당 대표와의 ‘초월회’ 오찬 모임에서 “국회 회담을 제안했고, 9월27일에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명의로 동의한다는 답신이 왔다”면서 “11월로 생각하고 있고, 인원은 여야 5당 대표를 포함해 30명 정도 규모로 시작할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회담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적극 동의한다”면서 “다만 어떻게 하는 게 과연 평화가 자리잡게 하느냐에 대해 조금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기다릴 것은 기다리고, 시간이 갈 것은 가는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같은 당별 입장차는 자연스레 ‘범진보 대 범보수’ 구도로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보수 야권 일각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회 연설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정부ㆍ야당이 주도하는 남북 관계에 보수 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참여할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구도의 명확화는 오히려 이념 대결을 심화해 정쟁 격화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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