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르포]‘민주당’ 스티커 떼버린 1호 당원가게…현실은 ‘엄동설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남부시장 일대, 사진=채상우 기자]
-홍익표 “상인들 최저임금 부담 안 느껴” 말했지만 상인들 현실은 “반대”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1년전 당 대표와 직접 붙였던 ‘더민주’ 스티커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상인들은 최저임금 문제에 직접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는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의 말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1호 가게가 위치한 인근 시장 골목은 ‘최저임금’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한 식당. 이 곳은 민주당 당원가게 1호점이다. 당원가게는 지난해 10월 민주당이 지지층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였다. 추미애 전 대표, 최재성 전 정당발전위원회 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함께 하며 가게 문에 ‘더민주’ 스티커를 붙이고 언론 홍보까지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당원가게 1호점 출입문에 있었던 민주당 스티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추 전 대표가 손수 붙인 스티커가 어느새 사라진 것이다. 오후 2시가 넘어간 시각, 식당 내부에는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었다. 직원은 주방에 단 한 명뿐이었다. 이 직원은 “여기서 일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요즘 경기 때문에 그런지 너무 힘들다”며 “당원가게라고 하는데 당에서나 당원한테 도움받는 것도 없다”고 전했다. 

[1년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과 최재성 전 정당발전위원회 위원장이 당원가게 1호점에 더불어민주당 스티커를 붙인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추미애 의원 트위터]

이 식당 근처 남부시장의 풍경도 마찬가지다. 남부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경필(44) 씨는 지금 힘든 상황의 원인이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역특성상 상가임대료 인상보다는 최저임금이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 씨는 최저임금 인상 후 직원 한 명을 내보내고 운영시간도 줄이는 방법으로 버티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또 다시 큰 폭으로 오를 임금이다. 상인들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모습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의지를 확고히 했다. 업종별·지역별 특성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번 오르면 좀처럼 떨어질 수 없는 하방경직성이 강한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희망을 갖기 힘든 이유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이 모씨(51)는 “직원 3명 중 2명을 해고하고 대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했다”며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나머지 직원도 내보내고 근무시간도 계속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힘들다고 그렇게 하소연하는데, 국회의원들은 그건 힘든 게 아니라고만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없는 사람 돈 빼다가 없는 사람 주는 방식이 암담하다”고 말했다.

청과물을 판매하는 김 모씨(65)는 “10년 넘게 이곳에서 일을 했는데 그 중 가장 힘들다”며 “좋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장사를 접고 나가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가 만나본 많은 상인들은 최저임금 문제에 직접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장사가 잘 되어서 우리도 임금을 많이 주고 싶다. 이런 얘기까지 하시는 분들이 있었어요.”라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의 말이 탁상공론 또는 머릿속 상상의 말로 느껴지는 이유다.

12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