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혜총 스님(가운데), 정우 스님(왼쪽), 일면 스님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제36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불과 이틀 남겨둔 시점에서 후보4일 가운데 혜총 스님, 정우 스님, 일면 스님 3인이 선거운동 불공정을 이유로 26일 동반 사퇴했다. 설정 전 총무원장의 사퇴로 종단 내부의 혼란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지만 이번 선거마저 파행으로 이어지면서 조계종 사태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26일 오전 혜총(기호1번)·정우(기호3번)·일면(기호 4번) 스님은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이권만 있으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존 정치세력 앞에 종단변화를 염원하는 저희들의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가 현재대로 진행된다면 종단 파행은 물론이거니와 종단은 특정 세력의 사유물이 되어 불일(佛日)은 빛을 잃고 법륜(法輪)은 멈추게 될 것”이라며 ““이처럼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바로잡고자 이번 제36대 총무원장 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의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세 후보가 사퇴하면서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는 기호2번 원행 스님 단독 후보로 치러지게 됐다.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호 2번 원행 스님은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등을 지낸 바 있으며 경쟁 후보들의 사퇴로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보들의 집단 사퇴로 고조된 조계종의 갈등과 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혜총·정우·일면 스님은 이날 후보사퇴서에 서명했으며, 27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제출할 예정이다.

총무원장 선거인단은 현 중앙종회 의원 78명과 전국 24개 교구 본사에서 선출한 240명을 합해 318명으로 구성된다. 단독 후보일 경우 선거인단 과반수의 찬성이면 당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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