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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ㆍ브라질 등 신흥국 위기 장기화 가능성…상대적 양호 한국도 영향 ‘주의’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올 연초 이후 나타난 신흥국들의 금융 및 외환시장 불안이 최근들어 더욱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불안이 상당기간 이어지면서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들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 외화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이지만, 이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신흥국 불안이 터키와 아르헨티나, 러시아 등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남아공의 경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랜드화 가치가 8월 이후 12.5% 하락했고, 인도네시아는 중앙은행의 금리인상과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루피아화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다.

브라질은 10월 대선을 앞두고 고조되고 있는 정치리스크로 인해 헤알화 가치 하락 등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 등으로, 인도는 유가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확대 등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각각 금융지표가 크게 악화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신흥국주가지수(MSCI EM)은 8월 이후로만 4.9%, 연중으로는 7.5% 하락했고, 통화가치는 8월 이후 7.6%, 연중으로는 13.6% 급락했다. 부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흥국 통화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은 8월 이후 53bp(1bp=0.01%), 연중으로는 103bp 급등했다. 신흥국 통화가 큰폭 약세를 보이면서 미 달러화 기준 신흥국 주가는 1월 고점대비 20%이상 급락한 상태다.

국제금융센터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 여건 악화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경제의 둔화 우려 ▷취약국가들의 내재된 위험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신흥국에 대한 투자선호도가 약화하며 위험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여건 측면에서는 미 통화정책의 긴축기조가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외화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 또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중국의 성장둔화 우려에 위안화 절하, 이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증가 등이 초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흥국 내부적으로는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 국가들을 포함해 위험가능성이 제기된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누적된 대외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대선과 러시아 제재 등 복잡한 자국내 정치상황이 맞물리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HSBC는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상회하는 국가는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이지만 외화부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늘어나 신흥국 부채문제가 확산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대내외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지만, 브라질과 헝가리 등 중남미와 동유럽 국가들은 불균형이 심각하고 외화부채 부담이 커 자본유출 압력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특히 한국의 경우에도 금융위기 이후 대외건전성이 개선됐지만,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대외 금융자산과 비례해 대외 금융부채가 1조2000억달러에 이르고 있어 신흥국 위험이 확산될 경우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처럼 해외 분석기관들이 비우호적 대외여건과 신흥국의 내부적 취약성 등으로 시장불안이 상당기간 이어지고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들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대외건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신흥국 불안이 확산될 경우 위험이 전이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외국인투자와 외화유동성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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