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귀 찢어지는 도로 소음, 방음벽 만으로 못 잡는다”
서울 시내 도로에 설치된 방음벽 모습. [123RF]
-서울硏, ‘도로소음 저감대책 개선방안’
-방음벽 고층 효과없고 도시미관 해쳐
-‘저소음포장 기법’ 연구개발 집중해야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도로 소음으로 인해 받는 서울시민의 고통이 매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줄이려면 지역별로 ‘맞춤형’ 대응을 해야 하지만, 서울시는 방음벽 설치에만 집중하는 등 효율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도로소음 저감대책 개선방안’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시가 받은 소음 관련 민원은 모두 4만건 이상이다. 이 가운데 도로 소음이 전체의 40%로 층간ㆍ공사장 소음에 앞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차량이 늘고 건물이 도로 가까이에 세워지는 사례도 느는 만큼, 관련 민원 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배윤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민원 대부분은 방음 인프라가 적은 노후 공동주택에서 들어온다”며 “고속도로와 맞닿은 강변북로ㆍ올림픽대로 등도 민원 다발지역”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의 도로 소음 저감대책은 방음벽 설치에만 치우쳐 있다.

하지만 방음벽이 완전한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방음벽은 고층에선 소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선 방음벽이 있음에도 소음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운전자와 인근 거주자의 시야를 차단하고, 도시 미관을 해치는 일도 허다하다.

그런데도 시는 지역 특성과 상관없이 방음벽을 두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 세워진 방음벽은 모두 464개에 이른다. 자치구 당 18~19개씩 있는 수준이다. 2014년 8건, 2015년 20건, 2016년 29건 등 방음시설 설치 민원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설치 이후 관리가 편해 선호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연구원은 방음벽을 저소음포장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도로를 만들 때 쓰는 아스팔트의 골재 사이 공간을 늘리는 포장 기법이다. 넓어진 공간은 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상당량 흡수한다. 저소음포장은 지역 여건상 방음벽을 둘 수 없는 곳도 시행할 수 있으며, 배수성이 높아 비오는 날 미끄럼 방지 등 효과도 준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방음둑과 방음터널 등 대책도 언급되지만 미관 저해, 안전사고 우려 등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저소음포장도 완벽하진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낮은 내구성과 비싼 비용이다. 겨울에는 도로 틈으로 서리가 생길 위험성도 크다. 이는 연구ㆍ개발로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배 연구위원은 “시민의 환경인식이 달라짐에 따라 방음벽을 지금처럼 늘릴 수는 없다”며 “서울시가 일부 구간을 집중 관리구간으로 두고 저소음포장법에 대한 재료ㆍ품질 관리, 추적 조사, 성능ㆍ효과 분석 등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yu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