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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은밤 뒷골목 불법주차…“단속도 안하는데 뭘”
#. 지난 9일 늦은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가. 차량이 빼곡히 주차된 사이로 2톤트럭의 경적이 울려퍼졌다. 환경미화차량이 불법주차로 좁아진 골목새 차량을 잠시 정차해 뒀는데, 트럭이 기다리다 지쳐 ‘분노의 경적’을 울린 것이다. 경적을 들은 환경미화원은 서둘러 하던 일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탔다. 하지만 차량이 빼곡히 주차된 탓에 길을 내어주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잠시 집에서 나온 인근 주민 윤성재(29) 씨는 “불법주차가 만연한 이 동네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서울 시내 뒷골목과 대로변 갓길 곳곳은 불법 주차 문제로 시름하고 있다. 운전자가 있을 때는 경찰, 없을 때는 광역자치단체(6차선 이상)와 기초자치단체(6차선 미만)가 단속을 하고 있는데, 단속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어서 문제다. 단속이 없는 주말이나 늦은 오후, 또는 불법주차자들 사이에 ‘메카’로 불리는 이면도로들이 그 사각지대에 해당된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다.

일선 지자체는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로로 규정돼 있는 뚫린 도로, 막힌 도로로 포함된 모든 이면도로 등은 불법 주차의 단속 대상”이라면서 “꾸준히 단속을 나가는 고정 지역이 있고, 그 외에도 불법주차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해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대로변의 뒷편에 있는 골목길도 불법주차 단골 지역이다. 지역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주차장 공간이 없을 때 차를 대는 ‘주차 메카’ 구역이 존재한다. 차를 대놔도 주차 과태료를 부과받지 않는 곳들이 주로 메카에 해당한다.

지난 주말께 방문한 한 지하철역 인근 지하차도는 차선 한쪽을 주차 차량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신이문역으로 향하던 주민 최모(32) 씨는 “차로를 하나밖에 운용 못해서, 지하차도에서 후진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 차량 정비소가 있는 경우는 문제가 상당하다. 차량정비소가 몰려 있는 동대문구 장안평 일대나, 강서구 공항동, 부천 삼정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부천 삼정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한모(30) 씨는 “주차된 차량이 인도까지 가득 채우고 있어서 걸어서는 보행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불법주차 문제 때문에 아이들이 걸어다니는 것도 걱정이 될 정도”라고 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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