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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아시안게임 ‘軍메달’?…구기종목 ‘병역 특례’ 관심, 일반종목은 무관심
2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득점한 황의조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45억 아시아인 축제 참가 목표가 병역 혜택?
-“대회 취지 벗어나” vs “국위선양 선수 혜택”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아시아의 잔치’가 절정에 달하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금메달이 ‘병역 면제’로 돌아오는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놓고 명확한 선발기준과 기록이 있는 개인종목과 달리 일부 인기 구기 종목의 경우 선발과정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유일하게 전원 프로선수를 선발해 경쟁국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야구대표팀은 졸전을 거듭하며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는 비아냥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 29일까지 한국은 금메달 37개, 은메달 42개, 동메달 50개를 따내 종합 3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전같지 않은데다 일부 인기 구기종목 선수들의 병역혜택을 놓고 응원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큰 상태다. 병역법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ㆍ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은 현역병 대신 예술ㆍ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다. 체육의 경우 올림픽에서 3위 안에 들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야구대표팀을 향한 비난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메달을 위해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전원 프로선수로 팀을 꾸린 야구대표팀은 출범전부터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나 활용도가 큰 선수’보다 ‘병역 미필자의 무리한 선발’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해 경찰청이나 상무에 입대를 아시안게임 이후로 미룬 일부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아시안게임을 선수들의 병역 문제 해결 수단으로만 본다는 누리꾼의 질타가 이어졌다. 예선 1차전에서는 실업선수 위주로 뽑힌 대만전에서 졸전 끝에 1-2로 져 논란은 확산됐고, 한국 중학교 수준이라는 홍콩과 9회까지 경기를 가져 논란은 증폭됐다.

직장인 이모(36) 씨는 “선수생활에 있어서 병역혜택이 절실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방송사 해설자들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경기 결과를 지나치게 병역 면제와 연관 짓다 보니 거북할 때가 있다”며 “아시안게임의 취지를 너무 병역 면제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병역혜택과 관련된 청원글이 적잖게 올라온다. 대부분 선수들의 병역혜택을 폐지하거나 줄여달라는 청원이다.

한 청원인은 “군 면제자 위주로 구성되는 아시안게임은 누구를 위한 아시안게임이냐”며 “축구 야구 농구 통틀어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뽑혀서 나가는 것이 아닌 감독의 권한으로 인한 현역대상 위주의 선수 차출이 문제가 많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은 어느 순간부터 군 면제를 위한 대한민국의 스포츠가 돼 수준이 떨어지고 말도 안되는 선수 기용으로 국민들을 조롱한다고 여기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능력 있는 선수들을 병역혜택이라는 ‘당근’을 부여함으로써 국위선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직장인 장모(33) 씨는 “한창 더 넓은 무대를 꿈꾸어야 할 선수들에게 병역이라는 짐이 너무 가혹하다”며 “국가를 위해 뛰는 만큼 좋은 결과에 따른 보상으로 병역을 면제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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