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제 오후, 발목 차오른 빗물·속옷까지 흠뻑 젖었는데…
“물폭탄이 떨어졌다.”

28일 오후 서울과 수도권 등에 기습 폭우가 쏟아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과 수도권에는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에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경기 북부의 경우 새벽까지 최고 265.5㎜의 비가 내렸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시민들은 당황한 채 서둘러 귀가하기 바빴다. 옷과 신발이 홀딱 젖은 채 발목까지 올라온 빗물을 헤치며 걷는 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오후 8시께 경기도 고양시의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모(29) 씨는 “물웅덩이를 피해 걷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도로가 전부 물웅덩이가 된 것은 처음 본다”면서 “빗물이 바지를 타고 올라와 무릎까지 완전히 젖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인천에 사는 강모(43) 씨는 회식을 마치고 쏟아지는 비를 잠시나마 피하기 위해 카페에 들어가야만 했다. 순식간에 내린 비로 속옷까지 다 젖었다는 강씨는 “잠깐 그칠 비가 아니었다. 정말 하늘이 뚫린 듯 했다”고 회상했다.

집중호우에 도로가 침수되면서 퇴근길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박모(33) 씨는 “서울에서 일산까지 들어오는 게 평소보다 40분이 더 걸렸다. 지하철 역에 내려서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하는데 버스가 안 와 택시를 잡았지만, 택시도 없더라”고 말했다.

이날 내린 비는 강한 바람까지 동반돼 우산을 써도 소용이 없을 정도였다. 일부 시민은 가방을 앞으로 매고 뛰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안모(28) 씨는 “비바람에 가방 안 노트북이 쫄딱 젖어서 수리를 맡겨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새벽까지 천둥번개까지 동반하며 요란하게 내린 비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는 이들도 많았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윤소희(36) 씨는 “창문을 닫았는데도 빗소리가 크게 울려 아이가 무섭다고 계속 울었다. 집이 1층이라 물에 잠기는 게 아닌가 걱정스러웠다”고 하소연했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는 이번주까지 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사람들은 “태풍 가고 이제 장마가 왔다”는 반응이었다. 서울 여의도에 사는 최모(31) 씨는 “올해 장마 때도 이렇게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태풍이 지나가니 2차 장마가 시작된 것 같다”면서 “어제처럼 계속 비가 내리면 아이들 학교는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다. 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에는 30일까지 많은 비가 내린다. 29∼30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과 경기도, 강원 영서 80∼150㎜이고,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 등은 250㎜ 이상이다. 

정세희 기자/say@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