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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와 방북동행 비건, 역할은?
북핵문제 전문성 떨어져 관심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임명된 스티브 비건(55)은 외교ㆍ안보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사인 동시에 강경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론자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성사 당시 상원 외교위원회 실무자였고, 미러 관계개선 및 민주주의 확산연구를 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2월 말 은퇴를 선언한 조셉 윤 전 특별대표의 후임으로, 실무급 북미협상을 총괄하게 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일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슈들이 쉽지 않고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문을 열었고 우리는 북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이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보장에 대한 입장을 재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FFVD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과거 대(對)러시아 정책을 중심으로 미국 외교ㆍ안보 전반을 다뤘기 때문에 북핵문제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진다.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미북간 비핵화 협상의 결과물인 제네바 합의와 관련해 1990년대 말부터 깊이 관여해 북핵문제에 정통하다”고 주장했지만, 정책 결정 및 기획이 아닌 결과물을 승인하는 상ㆍ하원 외교위원회에서 근무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 관련 오랜 경험, 깊이 있는 문화적 지식, 탁월한 기억력, 대북 협상의 역사에 대한 빈틈없는 지식이 필요한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역할을 수행할 만큼 북한이나 한반도 관련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과거 미소관계 개선 및 러시아 내 민주주의 이념 확산연구를 했을 때의 경험을 살려 북한과의 협상전략을 짤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미시간대에서 러시아어 및 정치학을 전공한 뒤 미 공화당(IRI) 모스크바 지부에서 2년 간 미소 관계개선 및 러시아 정치문화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런 점에서 비건 특별대표는 구 소련의 민주화정책인 ‘페레스트로이카’(경제개혁)와 ‘글라스느스트’(정치개방)와 달리 북한의 비핵화가 체제붕괴의 촉진제로 작용하지 않도록 적절한 체제보장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포드자동차의 국제담당 부회장으로서 한미 FTA 관련 청문회에서 미국 자동차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며 한국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당시 비건 특별대표는 한국정부가 창의적인 방법으로 미국 자동차업체에 비관세 장벽을 적용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비건 특별대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1기 행정부(2001~2005년)에서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지근거리에서 도우면서 NSC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빌 프리스트 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국가안보 보좌관도 맡았다.

2008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외교 자문역을 맡았고, 당시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을 둘러싼 각종 루머에 대응하는 ‘페일린의 신속대응팀’을 이끌기도 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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