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머니가 부탁한 이모 졸업장 들고 갑니다”
2차 상봉단 오늘부터 ‘감격의 재회’
남측 81가족 326명 오전 속초 출발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일정이 24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이어진다. 이번엔 남측 81가족 326명이 금강산으로 건너가 65년 만에 북녘 가족들을 만난다.

이날 오전 9시 속초 한화리조트를 출발한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은 동해선 육로를 통해 상봉행사가 열리는 금강산 지역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태풍 ‘솔릭’의 한반도 상륙에도 남북은 예정대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향미(53ㆍ여) 씨는 북측의 큰 이모 신남섭(81) 씨를 만난다. 신 씨는 이번에 자신의 여동생이자 김 씨의 어머니인 신중섭 씨를 찾았지만 이미 지난 2000년 작고한 뒤였다.

신 씨는 6ㆍ25 전쟁 중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피난 가던 과정에서 이산가족이 됐다.

김 씨는 큰 이모에게 가져갈 특별한 선물을 챙겼다. 그는 “어머니가 피난가방에 큰 이모의 초등학교 졸업장과 상장 등을 챙겼다. 그동안 다른 짐들은 잃어버리기도 했는데 졸업장은 간직하고 계셨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혹시라도 나중에 큰 이모를 만나게 되면 전해달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전해줄 예정이다. 뭉클하다”고 말했다.

이제 백발이 성성해진 목원선(85), 목원구(83) 형제는 4형제 중 맏형인 목원희(86ㆍ김인영 개명 추정) 씨를 만난다. 남측에 살던 막내동생은 몇해 전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맏형이 6ㆍ25전쟁 발발 한달 뒤쯤 외숙모와 서울 성동구 중앙시장에 장보러 갔다가 인민군에 징집됐다고 기억했다.

목원선 할아버지는 함께 징집됐다가 돌아온 형 친구에게 “우리 형은 어떻게 됐어”라고 물었지만 “너네 형 원희는 죽었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목 할아버지는 이듬해 국군으로 자원입대했는데, “그때 아마 우리 형하고 총부리를 마주잡고 그랬을지도 몰라요. 하여간 이제 살아있다고 그러니 기가 막힐 노릇이죠”라고 탄식했다.

송종호(86) 할아버지는 북측의 사촌동생 송창호(78) 씨를 70여년만에 만난다.

송 할아버지는 사촌동생을 거의 업어서 키우다시피 했다면서 충청북도 옥천군의 한 집에서 살면서 친동기간보다 더 가깝게 지냈다고 회고했다.

남측의 가족들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송창호 씨의 아버지가 집으로 찾아오는 남북 인사들을 가리지 않고 먹여주고 재워주는 바람에 특무대로 신고가 들어갔고, “신고가 들어갔으니 사형을 시킨다”는 얘기가 나와 결국 1ㆍ4후퇴 때 북한행을 선택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속초 공동취재단ㆍ김수한 기자/soohan@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