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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솔릭 이동경로 내려간 원인은?…“시마론 간접영향…전향 시점ㆍ방향 바꿨다“
[사진=기상청 제공]

-예상보다 빠른 전향에 경로변경
-시마론 영향있지만 후지와라 효과는 아냐
-강원영동, 백두대간서 비구름대 형성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제 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수도권을 관통하는 기존 예상 경로가 아닌 대전을 거쳐 강릉을 향하는 남하한 경로로 한반도를 빠져나간다. 제 20호 태풍 ‘시마론’(CIMARON)이 빠르게 북상하면서 태풍이 동쪽으로 이동할 하늘길 열게 돼 예상보다 전향이 빨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19호 태풍 ‘솔릭’은 24일 오전 6시께 대전 부근을 지나 오전 7시께 충북 보은 주변을 통과했다. 오전 9시께 충북 단양을 지나며 서울과 가장 가까웠다. 이후 ‘솔릭’은 오전 10시께 강원 영월ㆍ정선, 오전 11시께 강원 강릉·동해 부근을 통과해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전날만 해도 강한 중형급이던 ‘솔릭’은 현재 소형급으로 세력이 약해지고 크기도 줄어들었다.

강풍 반경은 210㎞인 가운데 서쪽으로 150㎞는 강풍의 예외 반경이다. 태풍의 영향권 내 최대 풍속은 초속 22m(시속 79㎞)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예상보다 남하한 이유는 태풍 시마론이 북태평양고압부를 약화시켜 동쪽 하늘길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풍이 동쪽으로 전향할 힘을 받는 과정에서 전향 시점이 앞당겨져 예상보다 덜 북상한 지점에서 진행경로가 꺾였다.

유희동 기상청예보국장은 “(한반도 동쪽에서 이동중인)시마론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압부가 약화돼 솔릭이 동쪽으로 이동할 힘이 생겼다”며 “동쪽으로 이동하는 힘에 기존 진행방향으로 북서진하는 관성력이 작용해 북향하지 않고 느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그러나 이는 시마론으로 인한 간접영향일뿐 소위 말하는 ‘후지와라 효과’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 예보국장은 “두 태풍간의 거리가 1100㎞ 이상에서 발생한 현상”이라며 “하층의 유선장등을 고려할 때 두 태풍의 연계성을 찾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후지와라 효과는 근접한 두 개의 열대 저기압(태풍)이 1000㎞ 이내로 근접할 때 서로의 진로와 세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간섭현상을 말한다. 강한 태풍이 약한 쪽을 흡수하거나 서로 동행 또는 한쪽이 뒤따르는 등 세부 유형만 6가지다.

예상치 못한 이동경로 전향이 계속되면서 솔릭은 23일 낮 12시께 속력이 시속 4㎞까지 떨어진 채로 약 3시간가량 이동했다. 24일에는 시속 30~40㎞까지 속력을 내며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빠른 속도는 아니다. 태풍이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은 당초 예상했던 10시간보다도 더 길어졌다. 2010년 단 4시간만에 한반도를 휩쓸고 간 곤파스와 달리 내륙에 머무는 시간만 13시간에 이른다.

반면 느린 이동에도 불구하고 육상을 지나며 태풍 강도는 ‘소형’으로 내려가 우려됐던 역대급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30분 육상 지역에 내려진 태풍경보를 모두 해제하고 태풍주의보로 대체했다. 서해상과 남해상도 태풍의 영향권에서 차차 벗어나며 태풍특보가 풍랑특보로 바뀌었다.

다만 동풍의 영향을 받는 강원영동 지역은 산지효과와 지형효과가 겹쳐 오늘 낮까지 집중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태풍 구름대와 태풍으로 들어오는 동풍이 백두대간에서 만나면서 상승해서 비구름대를 형성하며 시간당 2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태풍경보 해제 후 발표된 이날 예상 강수량(오전 7시 40분 기준)은 강원영동 지역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서울ㆍ경기, 강원영서 20~60㎜, 충청, 경북북부 10~40㎜, 남부지방(경북북부 제외) 5㎜ 내외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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