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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관사찰’ 이규진 판사 檢출석 법원 ‘윗선’ 수사 신호탄 되나
“부끄럽지만 사실대로 진술할 것”
판사 뒷조사·통진당소송 개입 혐의


양승태(70ㆍ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뒷조사 문건을 작성하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진(54ㆍ18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23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취재진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심경을 묻자 이 부장판사는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한없이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검찰에 출석해 진술하게 된 이상 아는 대로, 사실대로 진술할 생각”이라고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날 피의자 신분인 이 부장판사를 상대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사실 관계와 지시ㆍ보고 경위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이 부장판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내며 대법원장에 비판적인 법원 내부 세력을 견제한 사실이 드러나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 구조에 비판적인 판사를 뒷조사하거나, 개혁적 성향의 학술행사를 부당하게 축소시키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2015년 이현숙 전 통합진보당 전북도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 부장판사가 지난해 초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법관 사찰 등 문제 소지가 있는 문건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당시 근무한 심의관들로부터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20일 이 부장판사의 서울고법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한 이후 고등법원 부장판사급을 소환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임종헌(59ㆍ16기) 전 행정처 차장, 박병대(61ㆍ12기) 전 행정처장(대법관) 등이 이 부장판사로부터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현재 재판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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